동쪽 이동하는 '하비'···美루이지애나, 카트리나 악몽에 초긴장
【스프링(미 텍사스주)=AP/뉴시스】미 텍사스주 스프링에서 28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하비가 퍼부은 폭우로 홍수가 발생해 주택이 지붕께까지 물에 잠겨 있다. 2017.8.29
29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하비는 이튿날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 접경에 상륙해 풍속 48~65km의 비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밤 사이 루이지애나 주 서부에서 이미 500명 이상이 구조됐다.
존 벨 에드워즈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하비의 바깥쪽 부분이 루이지애나 주에 닿으면서 앞으로 며칠간 폭우가 내릴 수 있다며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의 교훈을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루이지애나 주는 2005년 8월 29일 카트리나로 만신창이가 된 바 있다. 당시 강력한 비바람으로 지역 최대 도시인 뉴올리언스의 80%가 침수됐다. 1500명이 숨지고 주택 20만 채가 훼손되기도 했다.
에드워즈 주지사는 "카트리나 사태는 전례 없던 일이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폭우와 홍수에 대처해야 하는지 안다"며 "경험 있는 사람들이 많다. 적절한 장비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트리나 때 주민들을 도와준 텍사스에 좋은 이웃이 돼 주고 싶다. 하비의 주요 피해 지역은 텍사스"라며 "우리도 여기 루이지애나에서 폭풍을 준비하고 대처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뉴올리언스의 미치 랜드류 시장은 하비 피해 지역의 모습이 카트리나 이후 뉴올리언스와 "소름끼칠 정도로 비슷하다"고 말했다. 25일 이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만 3500명 이상이 구조됐다.
루이지애나 주는 카트리나의 악몽을 재현하지 않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뉴올리언스에는 앞으로 최대 20cm 가량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시 당국은 이에 29일부터 공공 기관과 학교를 폐쇄했다.
CNN방송의 기상학자 테일러 와드는 뉴올리언스에서 갑작스러운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잘 대처한다면 휴스턴과 같은 재앙적 홍수를 겪진 않을 것이다. 소규모 홍수만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랜드류 시장은 엄청난 폭우나 대처 자원의 한계로 예상치 못한 홍수가 일어날 수도 있다며 "가장 현명한 길은 모두가 실내에 머물며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에드워드 주지사의 요청에 따라 텍사스에 이어 루이지애나에도 재난을 선포했다. 그는 29일 텍사스 피해지역을 찾았다가 오는 2일 루이지애나를 방문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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