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비' 피해지역 방문 갑론을박··· "시의적절" vs "너무 성급해"
【오스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그렉 에벗 텍사스 주지사가 29일(현지시간) 오스틴에 위치한 텍사스 주 공공안전 긴급 대책 본부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7.8.30.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젠 사키는 이날 CNN방송 기고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구조와 수색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성급하게 텍사스 주를 방문했다고 지적했다.
사키 전 대변인은 하비가 텍사스 주 휴스턴 일대에 계속 폭우를 쏟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으로 인명 구조 작업에 투입돼야 할 자원이 낭비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가 텍사스 주에 가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었다"며 "트럼프의 텍사스 방문을 지원한 헬리콥터들은 지붕에서 생존자들을 구조하고 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해하지 말라. 대통령이 자연 재해를 입은 지역사회를 방문하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결과적으론 텍사스를 반드시 방문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최악의 상황이 다가오고 있을 지도 모르고 지역 당국이 구조와 복구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왜 하필 오늘 그 곳에 갔어야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날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을 이용해 아내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텍사스 주를 찾았다. 하비 상륙 닷새 만이다. 그는 보좌진들에게 가능한 이른 시일 내 피해 지역 방문 일정을 잡으라고 촉구했다고 알려졌다.
트럼프의 이 같은 움직임은 같은 공화당 출신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실수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부시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당시 적극적 대응을 않고 수수방관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재난 지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만큼 감수해야할 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의 재난 대처 능력과 공감력을 엿볼 수 있는 일정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해선지 트럼프는 평소와 달리 즉흥적인 발언을 자제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하루 앞서선 피해 지역의 주택과 공공 인프라(사회기반시설) 복구를 위한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테드 크루즈, 존 코닌 등 텍사스주의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렉 에벗 주지사가 하비 대응을 위해 연방과 주 차원의 자원을 총집결하며 "뛰어나게" 일을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시 전 행정부에서 고문으로 일한 칼 로브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텍사스 방문에 관해 "그가 바람직한 움직임을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로브는 "이번 사태에 국가적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며 "연방 정부의 지역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기에 (대통령의) 현장 방문 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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