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트럼프, 반정부 시위 놓고 말 싸움 점입가경
【테헤란=AP/뉴시스】1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인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17.12.18.
바흐람 카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쓸데없는 트윗"을 남발하고 있다며 "이란에 관한 그의 혼란스럽고 모순된 입장은 새로울 게 없다"고 말했다고 타스님통신 등이 전했다.
카세미 대변인은 "그는 이란을 '테러 국가'라고 부르고 페르시아 만에 대해 거짓 명칭을 사용했다"며 "이란의 국민 감정을 흐뜨러트리고 분노를 자극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란이 테러 지원과 핵미사일 개발로 미국 안보와 역내 평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과 사우디가 명칭 갈등을 빚고 있는 페르시아 만을 사우디 식으로 '아라비아 만'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카세미 대변인은 "다른 나라에 관해 쓸데 없고 모욕적인 트윗을 올리느라 시간 낭비하지 말고 미국 국내 이슈에 더 신경을 쓰라"며 "미국 여러 주에서 무장 충돌과 총격으로 매일 수십 명이 죽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에서는 전달 28일부터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작년 1월 출범 이후 반 이란 정책을 강화해 온 트럼프 행정부는 공개적으로 이 시위를 감싸며 이란의 변화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에는 "이란인들이 드디어 잔혹하고 부패한 이란 정권에 맞서고 있다"며 "사람들이 먹을 게 없다. 물가는 폭등하고 인권이란 없다. 미국이 지켜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고 내가 부통령인 한 미국은 잔혹한 정권에 맞서 싸우는 이란인들의 영웅적 저항을 방관하고 좌시한 과거 우리의 부끄러운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의 경우 2009년 이란에서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녹색 운동' 시위가 벌어졌을 때 국제사회와 이란의 핵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대응을 자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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