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러시아서 '시리아 국민대화' 개막…유엔 중재력 축소 우려

등록 2018.01.30 10:30:0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소치=AP/뉴시스】 20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흑해 휴양지를 전격 방문한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과 포옹하고 있다. 2011년 내전 발발 후 반군에 밀리던 아사드는 반군 일부인 이슬람국가(IS) 퇴치를 구실로 2015년 9월 러시아가 공습을 지원하면서 전세를 역전시켜 권좌를 굳게 유지하고 있다. 2017. 11. 21.

【소치=AP/뉴시스】 20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흑해 휴양지를 전격 방문한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과 포옹하고 있다. 2011년 내전 발발 후 반군에 밀리던 아사드는 반군 일부인 이슬람국가(IS) 퇴치를 구실로 2015년 9월 러시아가 공습을 지원하면서 전세를 역전시켜 권좌를 굳게 유지하고 있다. 2017. 11. 21.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러시아가 주도하는 시리아 내전 종식 협상이 29일(현지시간) 시작됐지만 러시아의 역내 주도권만 키우고 유엔의 중재 역할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높다.
 
 러시아와 이란, 터키가 중재하는 '시리아국민대화회의'(SNDC)'는 이날부터 이틀간 러시아 소치에서 진행된다. 시리아 정부와 일부 반군 단체 등 약 1600명이 이번 회의에 함께 하고 있다.

 유엔의 스타판 데 미스투라 시리아 특사도 참석한다. 그는 소치 회의가 유엔이 중재하는 제네바 시리아 평화회담의 불씨를 살리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는 미국에도 옵서버(참관국) 자격으로 회의에 참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미국은 거절했다. 프랑스와 영국도 소치행을 고심했지만 불참을 결정했다.

 서방은 러시아가 소치 회의를 통해 유엔을 우회한 시리아 내전 협상을 추진하려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기구로서 유엔의 내전 중재력이 약화될 거란 지적이다.

 시리아 최대 반군 연합체인 '시리아 국민동맹(SNC)'도 소치 회의를 보이콧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유엔 중재 회담으로부터 자신들 쪽으로 주도권을 돌려 시리아 정부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소치에서 진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핵심 요소(반군을 의미)가 거기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알자지라, 아랍뉴스 등이 전했다.

 그는 지난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엔 중재 아래 진행된 회의는 시리아 정권의 협상 거부로 아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소치에선 반대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대통령궁) 대변인은 "몇몇 대표단이 참여하지 않는다고 회의 중요성이 심각히 훼손되는 건 아니다"라며 "즉각적인 돌파구 마련이 어렵다는 건 모두가 안다. 인내하며 점진적으로 구체적인 작업을 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러시아투데이(RT)는 소치 회의는 시리아 스스로 정치 전환을 이루도록 촉진하기 위해 내전에 연루된 모든 세력이 직접 대화를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국들은 시리아 과도 위원회를 통해 새 헌법을 제정하고 18개월 내 총선을 실시한 뒤 추후 대선까지 치르자는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터키의 시리아정치 전문가 오마르 코치는 러시아가 소치 회의를 유엔 협상의 대체재로 만들려고 한다며, 이 회의 안건은 이미 제네바 회의에서도 다뤄진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제네바 협상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진작 시리아 정권에 평화 협상 참여를 종용했어야 했다"며 러시아의 속내는 시리아 통제력 확대라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