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부과 제외 협상 쉽지 않을 듯" AP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미 철강 노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2018.3.9
【워싱턴=AP/뉴시스】유세진 기자 = 협상가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의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될 높은 관셰 면제를 위한 협상에 세계 각국을 초대하면서 또다시 대담한 도전에 나섰다고 AP통신이 8일(현지시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캐나다와 멕시코가 미국이 만족할 수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에 동의한다는 전제 아래 두 나라를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도 그들의 철강과 알루미늄이 미국 산업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국에 확신시킬 수 있다면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빠져나갈 탈출구를 열어놓음으로써 파괴적인 무역전쟁의 위험을 완화시킨 것이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웬디 커틀러는 AP통신에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많은 나라들이 워싱턴에서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지기 위해 미 행정부와 접촉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미 동맹국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유럽은 트럼프의 행정명령 서명 전부터 할리-데이비드슨 오토바이와 리바이스 청바지, 버본 등 미 제품들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다짐해 왔다. 트럼프는 유럽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유럽산 자동차 수입에 또다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해 무역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한 협상이란 피난처를 제시하면서 무역전쟁의 우려는 일시적이나마 가라앉았지만 관측통들은 관세 부과의 파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안보에 대한 결정과 관련해 각 국가에 폭넓은 재량권을 인정하고 있지만 유럽은 미국의 전체 철강 및 알루미늄 생산량의 불과 3%만이 군사 목적에 사용될 뿐이라고 지적, 관세 부과는 WTO 규정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WTO가 트럼프의 관세 부과를 위법이라고 결정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WTO에 비판적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WTO 탈퇴에 대한 유혹을 받게 될 것이다. 이는 수십년 간 세계 무역의 토대가 돼 왔던 WTO 체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것이다.
반대로 WTO가 트럼프의 결정을 정당하다고 인정하면 다른 나라들 역시 미국처럼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품들에 관세를 부과하게 될 것이다. 이는 보호무역 움직임을 강화해 세계 경제를 해칠 것이다.
▲ 중국이 문제라면 중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되나?
그렇지 않다. 중국 금속제품 수입은 이미 크게 제한받고 있다. 중국 철강 수입은 11위이고 알루미늄 수입도 4위에 그치고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 모두 캐나다가 최대 수입국이다. 비판가들은 캐나다로부터의 철강 수입이 미국 안보를 해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고 트럼프는 결국 캐나다를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트럼프는 그러나 만족할 만한 NAFTA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캐나다와 멕시코를 다시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NAFTA 재협상에 연계시킴으로써 트럼프의 관세 부과 주장은 정당성을 잃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미 외교협회(CFR)의 에드워드 올든은 "미 국가안보에 정말 중요한 것이라면 관세 부과가 협상용 카드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나라들과의 협상도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동맹국들이 미국의 관용을 구하는 구걸 외교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