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관련 선택 모두 최악?…"3가지 나쁜 옵션" NYT
징벌적 공습이나 반군 지원·전면적 공습 모두 문제 많아
"아사드정권 효과적 붕괴나 내전 중단 효과 없다" 지적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군 장성들과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8.4.10.
미국은 제한된 공습이라는 문제에 자주 직면하지만, 시리아에 대해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이 문제가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14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아사드 정권과 화학무기 100% 제거 합의에 도달했다고 선언했다.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은 아사드 정권의 사린가스 공격으로 수천 명의 주민이 희생되자 레드라인이 무너졌다면서, 아사드 정권에 대한 공습을 위협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중재로 협상으로 돌아섰다.
이후 시리아는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아사드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에 몰렸었다고 NYT는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행정부와는 달리 지난해 결국 징벌적 공습을 강행했다. 이후 시리아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아사드 정권은 지난 7일 밤 또 다시 화학무기 공격이 강행됐다.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선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미국이 직면할 수 있는 것은 냉전 이후 미국이 전 세계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익숙해진 저비용, 저위험 해결책으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이다.
케이토 연구소 분석가 엠마 애시퍼드는 트위터에서 "군사적 대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질문은 간단하다"며 "이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완전하고 본격적인 침략을 하지 못한다면 실용적인 대응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NYT는 시리아에서 미국이 할 수 있는 나쁜 선택 3가지를 소개했다.
우선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압박을 받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감행했던 제한적이고 징벌적인 공습이다. 그런 행동은 아사드 정권에 약간의 대가를 치르게 하고 화학무기를 또 다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전쟁 과정 변화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더 큰 전쟁에 휘말리거나, 시리아 정부를 무너뜨리는 등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해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는 등 혼란이 확산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류의 공습은 역대 사례를 보면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실패했다. 먼저, 아사드 대통령에게 이 전쟁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의 계산법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화학무기 사용이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믿는다면, 그는 자신에게 제공된다고 생각하는 이익보다 더 심각한 생존의 위협 앞에서만 화학무기를 버릴 것이다. 미국은 이 옵션을 시리아에서 발생할 실존적 위험 때문에 채택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유엔본부=신화/뉴시스】유엔 안전전보장이사회는 10일(현지시간)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규탄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할 기관을 새로 설립하자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채택에 실패했다. 2018.04.11
두번째 옵션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선호했었다고 할 수 있는 정책으로, 반군을 무장시킴으로써 아사드 정권이 더 많은 전쟁비용을 치르게 하고 이를 통해 시리아가 미국에 협력토록 하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실제로 반군에게 무기를 공급했다.
하지만 이 전략의 문제는 러시아와 이란이 아사드 정권에 대한 지원을 한층 강화하도록 만드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시리아 전문가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은 그런 측면에서 실패했을 뿐 아니라 끔찍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와 이란이 개입할 수 없을 정도로 시리아 정부를 위협하는 대규모 공습을 강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사드 정권 몰락과 그에 따른 피해, 그리고 러시아와 직접적인 군사대결 위험도 감수하겠다는 판단이 서야 한다.
애시퍼드는 "핵심은 아사드 대통령의 행동은 혐오스럽지만, 당신이 시리아를 효과적으로 붕괴시키고 내전이 다시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선택할 수 있는)군사적 옵션은 없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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