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댓글조작 수사 종료…'왜했나' 비난속 쓸쓸 마무리
지난 6월27일 수사 개시…오늘 공식 기간 종료
드루킹 등 12명 재판에…김경수는 불구속 기소
정치권 수사서 연신 주춤…스스로 연장 포기해
법조계 "특검 수사 필요했나 의문"…낙제 평가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드루킹 특검 종료를 하루 앞둔 24일 오전 허익범 특별검사가 고개를 숙인 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18.08.24. [email protected]
이날 특검팀은 파견인원들을 돌려보내는 등 조직 규모를 축소함과 동시에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위한 준비를 차분히 진행하고 있다. 특검은 오는 27일 오후 대국민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전날 '드루킹' 김모(49)씨와 그가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을 포함한 9명을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또 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관련해선 드루킹을 포함한 4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했다.
특히 특검팀은 김 지사를 드루킹 일당의 공범으로 재판에 넘겼다.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범행을 사실상 승인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울러 지난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드루킹 측에 선거에 도와달라는 취지로 일본 총영사직 등 자리를 제안한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도 적용했다.
앞서 지난달 6월27일부터 드루킹과 경공모의 댓글 조작 범행 및 정치권 연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벌여온 특검팀의 최종 성과는 김 지사 불구속기소가 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드루킹 일당의 추가 댓글 조작 범행을 새로 확인해 기소한 성과도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특검팀 수사가 핵심을 간파하지는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치권 인물들과 관련해서는 연신 뼈아픈 결과만을 받았다는 평가다.
먼저 의혹의 핵심이라 평가받는 김 지사의 경우 2차례의 피의자 소환 조사와 드루킹과의 대질신문까지 진행됐지만, 결국 신병확보에는 실패했다. 특히 법원은 공모 관계 성립 여부 및 범행 가담 정도에 의문을 표하면서 사실상 그간의 특검팀 수사만으로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유죄 판단을 이끌어내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수사 도중 노 의원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고인이 되는 비극적인 상황으로 '정치 특검', '표적 수사' 등 상당한 비판이 불거진 것도 특검팀으로선 상당한 부담이 된다.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에 대한 '별건 수사' 논란, 백원우 민정비서관에 대한 수사가 좀처럼 나아가지 못한 상황 등도 특검팀의 수사 의지를 꺾게 했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김경수(왼쪽) 경남도지사와 '드루킹' 김모씨. 2018.08.09. [email protected]
법조계에서는 그간 여론 및 정치권으로부터 거세게 일었던 '정치 특검', '표적 수사' 비판으로 인해 수사 의지가 꺾인 점, 김 지사를 불구속기소하는 데 그친 수사 결과 등을 근거로 사실상 '낙제' 성적을 특검팀에 매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특검팀이 처음 출범했을 때의 기세와 지금의 모습을 번갈아보면 결코 좋은 성적을 주기는 어렵다"며 "김 지사 신병확보에 실패한 게 가장 큰 감점 요소"라고 지적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특검 수사가 과연 필요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의 수사 결과"라며 "앞선 수사 단계보다 무엇이 더 나아졌고, 핵심이 제대로 밝혀졌는지 잘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허익범 특검은 지난 6월27일 첫 수사를 개시하면서 "인적·물적 증거에 따라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수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가 오는 27일 수사 결과에 대해 어떤 설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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