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세계최고 목도했다, 2018년 8월26일 밤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만큼 앨범의 주제와 콘서트를 엮는 팀도 드물다. 방탄소년단은 24일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리패키지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를 공개했다. 2016년 3월부터 이어온 '러브 유어셀프'의 방점을 찍는 음반이다. 방탄소년단은 2년6개월 동안 '러브 유어셀프', 즉 '스스로를 사랑하라'고 노래하고 메시지를 던졌다.
25, 26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포문을 연 새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는 이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한 자리다. 앨범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가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방탄소년단식 앨범 화법으로 담아낸 '이론' 편이라면, 투어 '러브 유어셀프'는 방탄소년단만의 무대 어법으로 이를 실천해내는 '실전' 편이다.
26일 오후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미국 '빌보드2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의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에 실린 '매직숍'이 울려 퍼지자 4만5000명으로 꽉 찬 객석은 먹먹해졌다.
방탄소년단의 막내 정국(21)이 프로듀싱에 참여한 '매직숍'은 제임스 도티(63) 미국 스탠퍼드대 신경외과 교수가 쓴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에서 영감을 얻었다.
'힘을 내란 뻔한 말은 하지 않을 거야. 난 내 얘길 들려줄게 들려줄게. 내가 뭐랬어. 이길 거랬잖아. 믿지 못했어 (정말). 이길 수 있을까. 이 기적 아닌 기적을. 우리가 만든 걸까'라는 노랫말은 무대 위 멤버들은 물론 객석의 팬들 역시 험난한 세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했다.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의 종착지는 결국 환희다. 방탄소년단은 고민과 방황 끝에 결국 '자기 사랑'은 축제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피날레인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에서 이 답을 내어보인다.
이를 대표하는 것이 이날 콘서트의 막을 연 타이틀곡 '아이돌'이다. '내 속안엔 몇 십 몇 백명의 내가 있어. 오늘 또 다른 날 맞이해. 어차피 전부 다 나이기에. 고민보다는 걍 달리네.'
이날 공연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것을 입증한 무대이기도 했다. 멤버들이 이날 콘서트에서도 언급했지만 방탄소년단의 첫 단독 콘서트는 1000석 규모의 예스24 라이브홀, 지난해 말까지 올림픽홀(3000석), 핸드볼경기장(5000석), 체조경기장(1만 석), 고척돔(2만 석)을 순차적으로 거쳤다.
그리고 전날과 이날 마침내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꿈의 무대'로 통하는 올림픽주경기장에 입성했다. 조용필, 이문세, 서태지, HOT 등 톱 가수들만 공연해온 장소다.
지난 5월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의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 무대를 처음 공개하는 등 기존 한국 가수와 규모가 다른 무대를 섭렵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자신감과 카리스마가 넘쳤다. 제이홉의 '트리비아 기: 저스트 댄스' 등 솔로 무대 역시 객석을 쥐락펴락했다.
이처럼 잠재된 가능성을 마음껏 분출한 멤버들은 올림픽주경기장 공연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임도 천명했다. '러브 유어셀프'는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오클랜드, 포트워스, 뉴어크, 시카고, 캐나다 해밀턴 등 북아메리카 공연, 10월 영국 런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등 유럽 공연, 11월과 내년 1,~2월 도쿄,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등 일본 공연이 예정됐다.
이를 포함한 '러브 유어셀프' 월드투어의 규모는 총 79만명이다. 본 공연의 마지막 곡 '마이크 드롭' 이후에도 '소 왓'으로 시작된 앙코르 무대에서 방탄소년단은 에너지를 재충천한 듯 끊임없이 질주했다. 이번 월드투어 79만명으로는 부족하겠다는 웅성거림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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