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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文대통령에 중재역할 '한목소리'···빨라지는 한반도 시계

등록 2018.09.07 06: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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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18.09.06.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18.09.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당일치기 방북일정을 마치고 귀환한 대북 특사단의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는 한층 더 무거워졌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날짜와 의제를 확정 짓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서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끌어냈다는 점은 기대 이상의 성과라는 평가를 받지만,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불어넣기 위한 우리의 운전대는 더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미가 교착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우리 측에 중재 역할을 직접적으로 요청했다. 북미가 비핵화와 종전선언 등 상응조처를 둘러싸고 상당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고 이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문 대통령이라는 인식에서다. 특사단의 방북 성과를 촉매로 해 북미 협상의 물꼬가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사 파견 전날인 4일 한미 간 정상통화에서 문 대통령에 북한과 미국 양쪽을 대표하는 이른바 수석협상가((chief negotiator)로서 역할해달라고 요청을 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한마디로, 북한으로부터 실질적인 비핵화 의지를 끌어내 달라는 요구를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5일 대북특사단과의 면담 자리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본인의 확고한 의지를 재차 확인시켜줬다. 아울러 이같은 의지를 국제사회에 알려달라고 당부했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전했다. 국제사회라고 하지만 사실상 협상 대상자인 미국 측에 자신들의 의지를 피력해달라고 요청한 셈이다.

 게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라는 구체적인 시점을 거론하며 2년 남짓 남은 기간 안에 북미 간의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비핵화를 실현하겠다고도 했다. 임기 안에 성과를 내야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면서도 미국과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상황을 종합해보면 결국 상호 간 불신으로 교착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양 측이 한목소리로 우리 측에 중재 역할을 요청한 셈이다. 그만큼 서로의 신뢰를 보장할만한 담보자가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가져왔다"면서도 방북 결과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부분도 촉진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 표현과 특사단이 전달할 대미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특사단 방북 결과를 토대로 한미와 북미 간 후속 협의가 이어진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6일 북한 조선중앙TV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대북 특사단의 김정은 위원장 면담 장면을 공개했다. 2018.09.06.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6일 북한 조선중앙TV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대북 특사단의 김정은 위원장 면담 장면을 공개했다. 2018.09.06. (사진=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한반도의 시계는 특사단 귀환 이후 본격적으로 빨라지기 시작했다.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이날 1차 회의를 갖고 4개 분과 체제로 개편에 본격적인 실무작업에 돌입했다. 또 정 실장은 이날 오후 8시께 미국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를 갖고 방북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아울러 정 실장이 내주 미국으로 건너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4차 방북 재추진을 위한 설득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만일 미국도 호의적으로 나올경우, 북미 협상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렇게 된다면 남북관계 개선으로 비핵화 협상을 견인하겠다는 이른바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대'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앞으로가 중요하다. 김 위원장이 특사단을 통해 전달한 대미 메시지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고개를 끄덕이게 하게할만한 상응조처였는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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