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사태에 사우디서 돈 빼는 해외 투자자들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자말 카슈끄지 사망 사건이 불거진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투자 자금을 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주 전 세계 펀드매니저들이 사우디 시장에서 6억5000만 달러(약 7361억원)를 회수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투자 비율은 5%를 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사우디는 올해부터 국내 투자자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9월 초부터 10월 11일까지 10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다. 사우디 지도자들은 내년 MSCI 신흥시장지수에 편입되면 40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 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카슈끄지 살해 의혹이 불거진 이후 외국인들이 대거 투자 자금을 회수하면서 이같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닉 윌슨 걸프 인베스트먼트 펀드 회장은 FT에 "카슈끄지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은 사우디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을 바꿔놓았다"며 "우리는 다가오는 MSCI 편입에도 불구하고 많은 펀드 매니저들이 사우디에서 철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우디가 투자 유치를 위해 '중동의 다보스 포럼'으로 키우려 했던 '사우디아라비아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도 휘청거리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 펀드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와 1조 달러 규모의 펀드인 PGIM의 데이비드 헌트 사장은 올해 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마이크 가네츠구 MUFG은행 CEO등 각국 경제계 유력 인사들이 잇따라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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