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우디의 카슈끄지 죽음 해명에 "만족할 수 없다 "
"사우디 터키의 미국 최고 요원들 조사에 기대"
【 워싱턴 = 신화/뉴시스】 지난 5월 16일 워싱턴을 방문한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이들은 카슈끄지 살해에 대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해명을 믿지 않고 있다.
미국에 살면서 사우디 왕가에 대한 비판적인 칼럼을 써왔던 59세의 카슈끄지는 이 달 초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아라비아 영사관에 들어간 뒤 실종되었으며 이후 피살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우디 측은 그가 싸움을 벌이다 살해당햇다고 발표했지만 터키 검찰은 그가 15명으로 구성된 사우디쪽 팀에 의해 공격을 당해 피살되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대통령은 22일 사우디 정부의 해명을 믿느냐는 질문에 대해 "내가 들은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사건의 밑바닥까지 캐낼 것이다. 지금 사우디 아라비아에 우리 요원들이 있다. 터키에도 최고의 정보계통 사람들이 가 있다. 이들이 오늘 밤이나 내일이면 돌아온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남쪽 뜰에서 텍사스 선거지원 유세를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요일인 21일에 사우디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했다면서 "정말 슬픈 일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틀 안에 사우디 사태에 대해 더 많은 것이 밝혀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22일에는 전에 비해 더 강경한 입장으로 변했다. 지난 주 19일에는 사우디의 해명이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 그렇다. 나는 믿는다"(I do, I do)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 발언은 그 동안 카슈끄지의 죽음과 살해의 증거인멸에 사우디 정부가 배후에 있다고 주장해온 상하원 의원들과 전 오바마정부 관리들의 분노를 샀다. 최근 트럼프를 설득해서 사우디에 대한 무기수출을 금지하도록 권유했던 랜드 폴 상원의원(공화)도 22일 카슈끄지의 죽음에 사우디 왕세자가 관련이 없다고 믿는다는 건 "웃기는 일"( laughable)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대한 수십억달러의 무기수출을 중지하는 것은 미국의 방위산업에 해가되며 일자리를 없애는 일이어서 그런 대응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또 미국에 대한 사우디의 그 엄청난 투자액을 잃고 싶지 않다고도 말했다.
백악관의 세라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사우디에 답변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는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다 얻었다고 느끼면 그 때에 가서 즉시 대응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이 어떤 대응책을 결정하든 간에, 카슈끄지 사건은 트럼프의 사위 제러드 쿠슈너와 사우디 왕세자와의 돈독한 관계에 충격을 미치면서 앞으로 두 나라의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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