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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화' 커지는 논란…"서울회담 상대" vs "아직은 적"

등록 2018.12.02 1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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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협상 파트너로 인정해야"

"'트럼프는 되고 김정은 안 된다' 협소"

"北, 언제든 무력행사 가능" 경계심도

EBS미디어 '김정은 교구 퍼즐'로 논란

'백두칭송위원회' 등 활동에 여론 분분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19일 평양 옥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하며 밝게 웃고 있다. 2018.09.19. photo@newsis.com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19일 평양 옥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하며 밝게 웃고 있다. 2018.09.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김제이 기자 = 베일을 벗고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 지도자'로서 변신을 시도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한 국내 시각이 엇갈리는 가운데, EBS(한국교육방송공사)미디어가 내놓은 '교구 퍼즐'이 '김정은 미화' 논란을 촉발했다.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적지 않은 시민이 김 위원장에 대한 시각 변화를 실감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선 경계심이 여전하거나 오히려 더 강화되는 분위기다.

취업준비생 박채영(25)씨는 "과거에는 사실 '망나니'로 생각했는데 최근에 웃는 얼굴을 많이 접해서 그런지 인식이 바뀐 것 같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이 호텔까지 따라와서 안내하고 '누추하지만 최선을 다해 모신다'고 말하는 걸 보면서 어머니가 '김 위원장이 겸손해 보인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프리랜서 권태훈(27)씨는 "김 위원장이 북한을 그래도 중국이나 베트남 정도로 바꾸려는 의지는 있다고 보인다"며 "스스로 '낙후됐다'고 하는 모습을 보면 적어도 국내 보수당보다 고리타분하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이적국가의 독재자'라는 반감도 여전하다.

직장인 이상호(29)씨는 "문재인정부 들어서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북한과 김정은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것 같긴 하다"면서도 "군대에 다녀온 남자라면 누구나 북한이 언제든 무력행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남북 관계와 국제 정세를 고려하는 균형 잡힌 시각에서 김 위원장을 대화 상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부 보수우파 진영의 우려는 시민들의 이성적인 판단 능력을 지나치게 낮게 보는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올 한해 가장 큰 사건으로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문제가 꼽히는데, '트럼프는 되고 김정은은 안 된다'는 시각은 협소하다"며 "시민들이 김 위원장에 대해 판단할 것은 다 판단한다. 진지하고 차분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다양한 측면에서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겠지만 김 위원장을 우리의 협상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며 "다만 공영방송인 EBS에서 그런 희망 섞인 교구를 제작해야 했는지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김정은 미화' 커지는 논란…"서울회담 상대" vs "아직은 적"

EBS미디어는 최근 입체퍼즐 '한판도 평화시대를 여는 지도자들' 시리즈를 출시했다. 시리즈는 '사람을 생각하는 대한민국 대통령'(문재인), '수완 좋은 사업가이자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강한 중국 만들기를 위한 노력 중국의 주석'(시진핑), '세계 최연소 국가 원수'(김정은) 등 4명의 국가 정상으로 구성됐다.

정호영 EBS미디어 대표이사는 이른바 '교구 사태'의 책임을 지고 지난달 29일 사퇴했다. EBS미디어는 사건의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적극 환영하자는 '백두칭송위원회' '서울시민환영위원회' 등 각종 단체들이 잇따라 기자회견 및 환영 캠페인을 열면서 여론이 갈수록 분분해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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