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선 철도 공동조사 열흘 간 어떻게 진행되나
오는 17일까지 금강산~두만강 800㎞ 공동조사
안변역부터 철도 운행…철로, 구조물, 신호 등 점검
동해선 일부구간 탑승한 취재단 "열차 많이 흔들려"
시속 20~60㎞로 달린 경의선보다 사정 열악할 전망
【서울=뉴시스】남북이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를 오는 30일 시작하기로 했다.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구간에 남측 열차가 진입하는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동해선 구간 조사를 위해 남측 조사단은 이날 새벽 강원 고성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로 이동, 오전 9시께 북측으로 넘어갔다. 조사단은 먼저 금강산역~안변역 구간은 버스를 타고 이동한 다음 안변역에서 공동조사 열차에 탑승한다.
동해선 공동조사 열차는 경의선 구간 조사에 쓰인 열차가 그대로 이용된다. 공동조사 열차는 북측 기관차에 남측 열차 6량과 북측 열차 5량이 결합한 형태로, 경의선 조사 이후 평양에서 원산으로 이동했다.
조사단은 우선 금강산역에서 안변역 구간을 육로로 이동하면서 선로 상태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 구간 철로의 안전성 등을 우려한 북측의 요청을 고려한 동선으로 풀이된다.
안변역에서 조사단을 태운 동해선 공동조사 열차는 원산, 함흥, 길주 등을 지나 두만강까지 달리게 된다. 금강산에서 두만강으로 이어지는 동해선 구간에 남측 열차가 운행하는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안변역에서 합류한 남북 공동 조사단은 오는 17일까지 공동조사 열차를 타고 두만강까지 이어지는 구간의 철로, 터널, 교량, 신호, 통신 등을 점검한다.
정부 관계자와 민간 전문가, 기관사 등 모두 28명으로 꾸려진 남측 조사단은 북측 철도성 관계자 등과 함께 10일간 열차에서 숙식을 함께 해결하며 조사하게 된다.
앞서 남북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경의선 개성∼신의주 400㎞ 구간에 대해 공동조사를 진행했다. 동해선과 달리 경의선은 2007년 12월 공동조사 당시 철도가 운행된 바 있고, 평양 이북 구간에는 국제열차가 다니고 있기도 하다.
경의선 공동조사단 남측 단장인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은 귀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철로 상태는 과거와 많이 달라진 건 없었다"며 "움직인 거리와 시간을 분석했을 때 (평균 시속은) 약 20~60㎞ 정도"라고 설명했다.
【파주=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지난달 3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비무장지대내 경의선철도통문안으로 남북공동철도조사단을 태운 열차가 들어가고 있다. 2018.11.30. [email protected]
당시 취재단은 원산에서 풍계리까지 416㎞ 구간을 전용열차로 이동했고 편도 12시간 이상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단 관계자는 "열차가 상상 이상으로 많이 흔들렸다"며 "함경남도 단천역에서 열차가 잠시 섰다가 이동했다"고 전했다.
동해선 공동조사가 마무리되면 남측 조사단은 원산에서 버스를 타고 복귀할 계획이다. 공동조사 열차는 원산에서 평라선을 이용해 평양으로 이동한다. 이후 개성으로 내려온 다음 남측 열차는 남측 기관차에 연결해 서울역으로 귀환한다.
남북은 철도 공동조사에 관한 대략적인 일정을 사전에 협의했지만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 조사를 진행하는 경우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철도 공동조사를 모두 마친 후 남북 철도 연결 및 현대화 계획 수립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고 분담할지, 어느 구간부터 먼저 착수할지 등에 대해 검토하고 북측과도 협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다만 실질적인 공사는 대북제재가 완화돼야 시작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남북은 상징적 의미의 철도 연결 착공식을 연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했으나, 이 또한 제재 위반 여부를 미국 등과 협의하며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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