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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향토서점, 지역문화예술의 거점···끝까지 지켜야"

등록 2018.12.13 17: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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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년 된 마산 '학문당' 서점 방문···"서점 나이가 내 나이와 비슷"

김경수 "서점 살리려면 책 사야"···文, 책 2권 상품권으로 직접 구입

【창원=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 창동예술촌을 방문, 1955년 창업한 개인서점으로 권화현 씨(오른쪽)가 2대째 운영 중인 '학문당' 서점을 찾아 책을 고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선관 시 전집'과 허수경 작가의 '그대는 할 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를 구매했다. 오른쪽부터 권화현 학문당 대표, 문 대통령, 김경년 문화관광해설사, 김경수 경남지사. 2018.12.13. pak7130@newsis.com

【창원=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 창동예술촌을 방문, 1955년 창업한 개인서점으로 권화현 씨(오른쪽)가 2대째 운영 중인 '학문당' 서점을 찾아 책을 고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선관 시 전집'과 허수경 작가의 '그대는 할 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를 구매했다. 오른쪽부터 권화현 학문당 대표, 문 대통령, 김경년 문화관광해설사, 김경수 경남지사. 2018.12.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소문난 다독가로 알려진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경남 마산의 가장 오래된 서점을 찾아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는 지방 향토서점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남 마산 창동예술촌 상상길 끝자락에 자리한 학문당 서점을 방문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전국 투어 세 번째 행보의 일환이었다.

마산 5일장이 서던 곳인 창동예술촌은 3·1운동, 1960년 3·15의거, 1979년 부마 민주항쟁, 1987년 6월 항쟁의 시발점이 된 유서 깊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1955년 문을 연 학문당 서점은 현대사를 오롯이 간직한 지역 명소다.

김경년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150m 가량의 창동예술촌 상상길을 둘러 본 문 대통령은 학문당 서점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인근에 있던 시민들과 서점 손님들은 "잘 생겼다", "사랑해요" 등을 외쳤다.

김경수 경남지사, 허성무 창원시장 등과 서점에 들어선 문 대통령은 64년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는 김경년 해설사의 설명에 "1955년에 설립이 됐으니, 저하고 나이가 거의 비슷하다"고 언급,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문 대통령은 "여기가 워낙 역사가 오래됐고 유명하지 않은가. 그 비슷한 시기에 아마 아실지 모르겠는데 부산 남포동에도 문우당 서점이……"라고 운을 뗐다. 학문당과 같은 해에 설립됐다가 최근 문을 닫은 부산의 문우당의 안타까운 사례를 들기 위해서였다.

옆에 있던 학문당 권화현 대표가 나직한 목소리로 "문 닫았다"라며 아쉬워했다.

문 대통령은 "사실은 그런 게 얼마나 아쉬운가 하면, 오래된 향토 서점이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옛날에는 서로 사람들이 만나는 곳이었다"며 "약속을 해도 여유 있게 책 구경하다가 기다리고 그런 곳일 뿐만 아니라 완전히 문화예술의 사랑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다못해 연극 공연을 해도 서점에 먼저 포스터가 붙었다. 문화예술인이 모여서 서로 정보와 이야기도 나누고, 심지어는 문화예술 강좌를 하기도 했다"며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예전 서점 문화를 추억했다.

이어 "오래된 향토 서점은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지역문화예술의 거점 같은 사랑방 같은 곳인데, 남포동 문우당 서점은 정말 아쉽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부산 시민들이 살려야 하는데 못 살렸다"며 "마산, 창원은 학문당 서점 끝까지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통령의 특별 당부에 주변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옆에 있던 김 지사는 "사장님이 끝까지 살리셔야 겠다"고 말했고, 권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말없이 900페이지짜리 '이선관 시 전집' 한 권을 건넸다. 13권의 방대한 분량의 시를 한 권으로 펴낸 전집이었다.

김 해설사는 "'창동 허새비'라는 네임을 갖고 계시는데, 뇌성마비가 있으신 데도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창동 거리를 걸었던 그런 시인이 쓴 시"라며 "생명, 평화, 통일 관련 시를 많이 쓰셨다"라고 시집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네. 제가 비행기 타고 올라가면서 보겠다"고 화답했다.

권 대표는 '그대는 할 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라는 허수경 시인이 펴낸 산문집을 문 대통령에게 추가로 권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님, 동네서점을 살리려면 이거 사셔야 한다"고 말해 웃음꽃이 폈다. 김 해설사는 "계산은 어떻게 하시겠는가"라며 문 대통령의 구입을 재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계산대로 가서 6만1000원을 상품권으로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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