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씨, 출근 앞두고 기대 부풀어…추모제서 영상 공개
광화문서 추모 문화제…생전 영상 공개
출근 앞두고 부모님 앞서 기대 부푼 표정
동료들 "근무조건 개선 말 못해 미안하다"
'외주위탁 중단하라' 시민들 플래카드 들어
"식사 시간 없어 대신 라면과 과자로 식사"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태안화력발전 24살 비정규직 고 김용균씨 촛불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12.15. [email protected]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김씨를 추모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추모제가 오후 7시께 열렸다. 참석한 이들은 '외주위탁을 중단하라'는 내용이 담긴 플래카드를 손에 들었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 등의 주도로 열린 이날 추모제에서 이들은 김씨가 한국발전기술에 입사하기 전의 모습 등을 담은 생전 영상을 함께 관람하며 그를 추모했다.
김씨는 영상 속에서 첫 출근을 앞두고 기대에 부푼 표정을 하며 부모님 앞에서 몸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날 추모사를 위해 나온 김씨의 동료들은 "근무조건을 개선해달라고 더 크게 말하지 못한 나와 동료들이 너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우리의 동생이자 동료인 영균이를 죽음의 현장으로 누가 보냈는가. 그곳에서는 무섭지 않게 편히 잠들라"고 전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외주화 중단하고 직접고용, 정규직화하라", "사과도 대책도 없는 문재인정부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함께 외쳤다.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태안화력발전 24살 비정규직 고 김용균씨 촛불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2018.12.15. [email protected]
민주노총은 "동료들에 따르면 (유품인) 고장난 손전등은 회사가 지급했던 것과 다르다고 했으며, 한 동료에 따르면 김용균 노동자가 헤드랜턴을 쓰고 일한 적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휴게시간이 보장되지 않아 라면과 과자로 식사를 대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노총은 "고인의 어머니가 '일할 때 아들과 영상통화하면 매번 탄 치우러 간다고 하는데 밥은 어떻게 먹냐'고 하자 동료가 '원청이 지시를 내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낙탄 치우라고 수시로 지시가 온다. 언제 지시가 올지 몰라 매번 라면 끓여 먹었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숨진 김용균씨의 유품. 김씨가 끼니를 대신한 컵라면과 과자 등이 발견됐다. 2018.12.15(사진제공=민주노총)
김씨의 유품에 포함된 수첩과 슬리퍼 곳곳에 탄가루가 묻은 사진도 함께 공개됐다.
김씨는 지난 11일 오전 3시 20분께 협력업체인 한국발전기술 근로자로 석탄운송 관련 작업을 하던 중 연료공급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한 채로 직장동료에게 발견됐다.
태안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숨진 김씨는 사고 전날인 지난 10일 오후 6시께 출근해 11일 오전 7시30분까지 트랜스타워 5층 내 컨베이어를 점검하기로 돼있었다.
하지만 10일 밤 10시 20분께 같은 회사 직원과 통화 이후 연락이 안 돼 같은 직원들이 김씨를 찾던 중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한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해 세상에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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