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만병의 근원' 미세먼지…혈관타고 온 몸으로 퍼진다
"입자 크기 매우 작아 기관지가 못 걸러"
"퇴행성질환 촉진에 성장발달에도 위험"
임산부 조기진통, 주산기 사망 원인 가능
'한해 1만2천명 조기死 영향' 연구결과도
"주요 질환 영향→사망 증가…전신 영향"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19일 오전 서울 도심이 뿌옇게 흐려져 있다. 2019.01.19. [email protected]
미세먼지는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나 공장·자동차의 배출가스에서 발생해 다양한 화학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를 '미세먼지'로 정의하고 있다.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의 4분의 1 정도다. 인간의 머리카락 지름(50~70㎛)보다 미세먼지는 최대 7분의 1 크기다. 머리카락의 30분의 1 수준인 초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을수록 인체 깊숙이 들어간다. 특히 코로 들어가서 폐에 있는 혈관을 타고 전신에 퍼진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폐는 산소를 혈액에 공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혈관이 굉장히 많다.
5~10㎛ 먼지는 눈·코·목구멍 등 기관지를 자극해 알레르기비염이나 결막염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5㎛ 이하 먼지는 작은 기관지(소기도)에 쉽게 침투해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유발한다. 2㎛ 이하의 먼지는 폐 속 폐포로 들어가 폐렴과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
하은희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주로 각종 중금속, 화학물질 등으로 이뤄진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가 매우 작아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를 통과해 우리 몸속을 떠돌며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또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영향은 호흡기 질환에 그치지 않는다"며 "주요한 퇴행성질환의 발생과 진행을 촉진하고 성장발달, 신경퇴행성질환, 암 발생 등에 있어 주요한 위험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임산부와 환자 등 노약자에게 미세먼지의 악영향은 더욱 크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 상태를 나타낸 지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길을 걷고 있다. 2019.01.15. [email protected]
스톡홀름환경연구소 등 국제연구팀이 세계 183개국의 조기출산 실태를 평가한 결과 2010년 조산아 1490만명 중 미세먼지가 원인인 경우가 270만~340만명으로 분석됐다.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사망 시기를 앞당긴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홍윤철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팀이 2015년 지역별 초미세먼지 농도와 연령 및 특정사망률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연평균 24.4㎍/㎥ 초미세먼지에 노출돼 한해 1만1924명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했을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이 절반에 가까운 5646명(47.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심장질환 3303명, 폐암 2338명, COPD 637명 순이었다.
홍 교수는 "미세먼지는 호흡기, 심혈관계, 폐암, 뇌졸중을 포함한 주요한 질환에 영향을 미쳐 사망을 증가시킨다"며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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