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복동 할머니 추모행렬…文 대통령 등 각계 애도
문재인 대통령 등 각계서 빈소 찾아 애도
길원옥 할머니도 휠체어 타고 빈소 찾아
말 못 잇다 "조금만 더 있다가지" 혼잣말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19.01.29. [email protected]
길 할머니는 서울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할머니의 빈소를 이날 오후 2시34분께 찾았다.
휠체어를 타고 온 길 할머니는 부축을 받고 일어나 영정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길 할머니는 엷은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 속 김 할머니를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김복동 할머니 보시니까 어떠냐', '하고 싶은 얘기 하시라'는 정의기억연대 관계자들의 말에도 말을 잇지 못한 채 고개만 숙이다가 김 할머니의 조문보를 보며 "조금만 더 있다가지"라고 작게 혼잣말을 했다.
길 할머니는 김 할머니와 함께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고발하는 데 평생을 바친 평화·인권운동가다. 2002년부터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로 세상에 나서 전세계에 여성인권의 현주소를 알렸다.
2012년 3월8일에는 김 할머니와 함께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성폭력으로 고통받는 여성을 지원하기 위한 단체 '나비기금'을 발족했다.
김 할머니가 생전에 좋아하던 노란 빛 스카프를 입고 김 할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 길 할머니는 '뚜벅뚜벅 걸으신 평화인권 운동의 길, 저희가 이어가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읊조렸다.
지난 28일 오후 10시41분께 암으로 운명을 달리한 김 할머니는 세계 곳곳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를 증언하고 일본 정부에 사과를 요구한 국내 '위안부' 피해의 산 증인이었다.
김 할머니의 장례는 여성인권운동가 시민장으로 치러진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조문객을 받기 시작한 김 할머니의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부터 영화 '아이캔스피크’에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를 연기한 배우 나문희, 이정미 정의당 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이 잇따라 방문했다. 김 할머니의 마지막을 함께 하려는 일반 조문객들도 줄을 이었다.
발인은 오는 2월1일 엄수된다. 김 할머니는 병원에서 출발해 서울광장을 거쳐 지난 평생을 서슬퍼런 눈으로 지켜봤던 일본대사관 앞에서 노제를 치른 뒤 충남 국립 망향의 동산에 안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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