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소리' 나는 지하철역 미술작품들…관리는 총체적 부실
지하철 98개 역에 234개 작품 전시 중
1~4호선 제외하고도 가격 총 80억원
교통공사 측 "주기적으로 점검 관리"
현장 목소린 달라…"받은 지침 없어"
"손 닿는 곳은 닦고 나머진 그냥 둬"
【서울=뉴시스】6호선 녹사평역 내 작품 '교렴'. 2019.02.09(사진=이준호 수습기자)
10일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지하철 1호선에서 9호선까지 98개 역(9호선 1단계 25개 역 제외)에는 총 234개 작품이 전시돼있다. 건설 당시 아예 벽면으로 활용되는 등 '건축마감재'로 들여져있으며, 대부분 1억원을 호가한다. 비용 산정이 어려운 1~4호선을 제외하고도 나머지 작품의 가격이 총 80억원에 달한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역사 내 미술작품들은 건축마감재에 포함돼 철도안전체계에 따라 주간이나 월간으로 점검하고 관리하고 있다"며 "해당 역에서 역사마감재에 준해 시설물 이상 유무를 하루에 10회 이상 확인하고 있으며 대합실과 승강장 역사 청소 주기에 따라 월 10회 이상 물청소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뉴시스가 6개 지하철역을 취재한 결과 역사 내 미술 작품에 대한 관리 지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는 작품이 있는 줄도 모르거나, 그냥 내버려둔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서울=뉴시스】동대문역사문화역 내에 있는 작품 '거북이'.2018.02.09(사진=이준호 수습기자)
5호선 G역의 역장인 A씨는 "작품이 있다는 건 안다. 그러나 별도 매뉴얼은 들은 바 없고, 서울교통공사에서 내려온 매뉴얼도 없다"며 "(고가의) 작품이라서 혹시 잘못될까 싶어 청소도 함부로 못한다"고 밝혔다.
6호선 S역 역장 B씨도 "위에서 내려온 매뉴얼은 따로 없다"며 "그냥 청소할 때 같이 닦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6호선 H역 역장 C씨 역시 "교통공사에서 내려온 작품 관련 매뉴얼은 없다"며 "작품관리는 청소업체에서 하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청소 노동자들의 말도 다르지 않았다.
2호선 S역 그린환경 소속 D씨는 "미술작품에 대해 전달받은 별도 사항이나 매뉴얼은 없다"고 말했다. 같은 소속 B씨는 "작품 관리는 따로 하지 않고 있다. 정해진 청소 주기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5호선 G역 그린환경 소속 E씨도 "작품을 함부로 만지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청소를 하는지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소 노동자 F씨 역시 "따로 들은 매뉴얼이나 관리법은 없다"며 "손이 닿는 곳만 닦고 나머지는 내버려둔다"고 전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뉴시스가 이같은 상황을 전하자 "이달 말께 관련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문화예술작품 관리 매뉴얼'을 작성해 모든 역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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