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주째 하락 vs 역주행단지 속출'…서울아파트값 어디로?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14주 연속 하락하며 2013년 이후 최장 하락을 기록했다.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매물로 내놓은 하락한 아파트값이 게시돼 있다. 2019.02.15. [email protected]
특히 여전히 기존 신고가를 경신하거나 호가를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는 '역주행' 단지가 속출하는 등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매수 심리 회복으로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설연휴 이후 하락폭이 축소(-0.14→-0.08→-0.07%)되면서 연휴시작 전에 비해 낙폭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신고가 경신 행진이 잇따르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도곡쌍용예가 전용 66㎡는 지난달 16일 12억원(8층)에 거래돼 전월 29일 거래된 5층짜리 매물(11억7000만원) 대비 3000만원 올랐다.
성동구 성수동1가 신장미 아파트 전용 49.23㎡는 지난달 8억6000만원에 거래돼 전월(8억800만원)대비 5200만원가량 상승했다. 노원구 공릉동 효성화운트빌아파트는 작년 12월 6억5500만원에 거래되던 전용 99.917㎡가 이달 6억7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우성3차 전용 133.46㎡도 지난달 19억7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2017년(17억5000만원) 대비 아파트값이 1억2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특히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388㎡는 지난달 15일 14억원(5층)에 거래됐는데 지난 8월말 14억5000만원(6층)보다는 낮은 금액이지만 최근 이 단지의 호가 12억~13억원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신고가 경신은 계단식 하락 장세가 이어지자 특정 단지를 중심으로 저평가 인식이 나온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감정원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별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단지별로도 낙폭이 차별화되는 추세"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특정 단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라 실수요자들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매수 심리 회복으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신고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이달 1~16일 700건으로 일평균 43.8건에 그쳐 전년(396.8건)의 약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상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시장이 상승기에는 고가 대형 평형에 수요가 몰리는 과시형 매입이 많다면 침체기에는 시세가 낮았던 지역이나 단지 등 실속형 매입이 많다"면서 "틈새시장을 찾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반짝 거래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파트값 반등도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 아파트값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상징,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가치는 지난해와 비교했을때 빠른 속도로 쇠퇴하는 중이다.
이 아파트 단지의 전용 95.18㎡는 지난달 15억7000만원(10층)에 거래가 성사돼, 지난해 9월 18억1000만원(7층)을 고점 대비 2억4000만원이 떨어졌다. 전용 105.46㎡도 20억5000만원(7층)에서 지난해 말 17억2000만원(7층)으로 3억3000만원이 내렸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8㎡도 지난달 7일 14억8500만원(2층)에 거래돼, 지난해 9월 거래금액인 18억원 중반대보다 최대 3억5500만원이 내렸다.호가는 계속 내리고 있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이들 아파트 단지 매매시장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시장 관망으로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또 급매물이 나오면서 추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상승의 모멘텀이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오는 4월 개별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공시가격발표를 앞두고 내달부터 시장에 매도자가 늘어날 전망이어서 매물 적체 속도에 따라 침체의 정도가 더 심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감정원 관계자는 "우선 내달 5일 공동주택 공시가격 의견청취를 시작으로 1차 매물이 쏟아지고 이어 6월1일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일을 앞두고 2차 매물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급매물이 소화가 안될 경우 하락폭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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