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유해 추정 뼈 발견됐지만…수습 장담 못해
무인잠수정 통해 유해 추청되는 물체 발견
수심 약 3200m, 수압 높아 수습 어려울 수도
심해서 수습 사례 없어, 향후 절차 길어질 듯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1년이 지난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년의 기다림, 스텔라데이지호 시민문화제'에서 실종자 가족이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2018.03.31. [email protected]
정부는 지난 21일 "심해수색 선박인 '씨베드 컨스트럭터'호가 현지시간으로 20일 선체 파편물 주변 해저에서 사람의 뼈로 보이는 유해의 일부와 작업복으로 보이는 오렌지색 물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씨베드 컨스트럭터'호가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해역에 도착해 심해 수색에 나선지 일주일 만이다.
이와 관련해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와 시민대책위원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발견된 유해의 수습과 인근 해저면 추가 수색을 요구한다"며 "또 후속절차로서 신원확인을 위한 각종 대책, 운반 및 귀국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해 정부의 신속하고 치밀한 대응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발표직후 즉시 가족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향후 수습 과정에 대해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 2017년 3월31일 브라질을 떠나 중국으로 향하다 우루과이 동쪽 3000㎞ 해상에서 갑자기 침몰했다. 당시 선원 24명중 필리핀 선원 2명만 구조됐고 한국인 8명을 포함한 22명은 실종 상태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는 심해에 투입이 가능한 무인잠수정을 통해 유해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된 정도에 불과하다. 선박은 3200m가 넘는 심해에 가라앉아 전문가들도 유해 추정 물체 수습 가능 여부에 대해 확답을 못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경우엔 미수습자의 흔적을 찾기 위해 잠수부가 투입됐다. 사고가 일어난 맹골수도는 깊이 30m수준이지만 복잡한 선체 내부에 진입해야 하는 등 위험요소가 많아 당시에도 잠수부 투입 여부에 대한 논란이 거셌다.
권영섭 조선대 선박해양공학과 교수는 "무인잠수정이 투입돼 수습을 시도할 수는 있으나 수압이 굉장히 높아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얼마나 정밀하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지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회수된 블랙박스는 유사시를 대비해 6000m 심해에서도 견딜 수 있게끔 만들어졌기 때문에 쉽게 수습이 가능했으나 약 3000m의 선박에서 회수한 사례도 우리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었다.
권 교수는 "블랙박스는 유사시에 반드시 인양될 수 있도록 기계적 틀을 갖췄기 때문에 발견과 회수가 쉬웠지만 사고가 발생한지 2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유해 추정 물체를 수습하기까진 힘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수심 6000m까지 탐사가 가능한 무인잠수정을 개발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도 "탐사까지는 가능하지만 유해를 수습해본 경험이나 사례가 이제껏 우리나라에선 없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확답을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해 추정 물체를 수습한다고 가정해도 이후 기나긴 절차가 남아있다. 사고가 발생한 해역을 관리하는 나라에서 먼저 조사를 거친 뒤 인수인계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하다. 또한 유전자 감식에도 최소 한달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향후 처리 방향에 대해 최선을 다해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한편 시베드 컨스트럭터호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14일 21시경 스텔라데이지호 사고해역에 도착한 뒤 심해수색 작업을 벌여왔으며, 17일 원격제어 무인잠수정(ROV)를 통해 선체 일부인 선교를 발견하고 인근 해저면에 이탈해있는 VDR을 회수했다.
이에따라 침몰 원인을 규명하고 실종자를 찾기 위한 단서를 얻는 데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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