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토사 회담서 오히려 후퇴한 하노이 회담…기대감→회의론
정상회담서 극히 이례적인 '노딜 회담' 기록
싱가포르 회담 땐 '완전한 비핵화 노력' 합의
이번엔 합의문은커녕 심대한 간극만 드러내
두 정상에만 의존 톱다운 협상 한계도 노출
다시 마주앉기까진 적잖은 시간 걸릴 전망
【하노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거닐며 얘기하고 있다. 2019.02.28.
북미는 회담 이튿날인 28일 회담장인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호텔에서 전날보다 부드러운 분위기로 마주해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회담 전부터 제기돼온 북한의 비핵화 조치 및 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국가원수 간 행사로선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합의 결렬'로 마무리되면서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은 되레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북미는 비록 상징적일지라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이라는 문구에 합의는 했었다. 이는 역사상 첫 북미 정상 조우라는 형식과 맞물려 앞으로의 비핵화 협상 진척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엔 양측이 합의문 도출조차 하지 못한 것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 결렬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비핵화 협상에 대한 북미의 입장차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갭이 있다", "(북한은) 우리가 원하는 구역보다 덜 중요한 구역에 대해서만 비핵화를 원한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나오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되레 비핵화 협상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날 협상 결렬로 인해 '쇼맨'이라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승부사'로 불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개인기에만 의존해온 그간 북미 비핵화 협상의 한계가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지적도 있다.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엔 두 정상이 역사상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했다는 점에서 선언적 합의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상징적 합의를 넘어 비핵화 추가 진척을 이루기에는 두 정상의 '아름다운 만남'과 친서 교환, 이에 따른 세계의 이목 집중만으론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정상회담이 결렬됐다고 해서 북미관계가 당장 파탄에 이르거나 지금까지의 비핵화 협상이 완전히 물거품이 되리라고 예단하긴 이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북한과의 비핵화 이견을 인정하면서도 "북한의 김 위원장과 우리는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고 발언, 북한 측에 향후 대화 지속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노딜 회담'이라는 쓴맛을 맛본 양국 정상이 이견을 해소하고 다시 마주앉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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