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은행 가계대출 2.5조 증가…전세자금 수요 지속
주택담보대출 1년來 최소 증가, 역대 2월중 3년만에 최대
신용대출 소폭 늘어…연말 상여금 유입 등 계절요인 소멸
"1~2월 계절적 특성 강해 가계대출 증가추이 판단 아직"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됐다. 전세자금 대출 수요가 이어지고 연말 상여금 유입 등으로 급감했던 신용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 정책 등으로 주택매매거래가 둔화하며 가계대출 증가세는 한층 누그러진 모습이긴 하나 추세적인 흐름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은행의 '2월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831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5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12월 5조4000억원에서 올 1월 1조1000억원으로 크게 꺾였으나 지난달 확대됐다.
가계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던 지난 2015~2018년까지 2월 평균 증가규모인 3조원에 비해서는 적은 수준이지만 그 이전 2010~2014년 2월 평균(9000억원) 수준보다는 많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2조4000억원 늘어난 613조원으로 집계됐다. 증가액은 지난해 2월(1조8000억원 증가) 이후 1년 만에 가장 적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1~2월에는 이사 비수기 등 계절적 요인으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줄어든다. 이를 감안해 역대 2월 수준과 비교하면 지난 2016년 2월(2조7000억원 증가) 이후 3년 만에 증가폭이 가장 컸다.
주택매매거래 위축 등으로 개별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주춤해졌지만 전세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관련 대출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월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2조7000억원의 절반 이상인 1조8000억원이 전세자금 수요였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의 대부분이 전세자금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000호로 1년 전(5000호)보다 줄었으나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1만4000호로 전년동월(1만2000호)보다 소폭 늘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은 전월대비 1000억원 늘어 한 달 만에 다시 증가 전환했다. 설 상여금과 성과급 등의 유입으로 지난 1월(1조5000억원 감소) 5년 만에 가장 큰 폭 감소한 데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역대 2월 기준으로는 지난 2015년 2월(6000억원 감소)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 2월은 가계대출의 계절적 특성이 크게 작용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3월 수치까지 보고 증가 추이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기업대출은 증가폭이 축소됐다. 중소기업 대출은 은행의 대출확대 노력 등으로 전월대비 4조5000억원 늘어난 678조2000억원을 나타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9월(5조4000억원)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대기업 대출은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확대 등으로 2000억원 줄어 지난해 12월(2조3000억원 감소) 이후 두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연말 일시상환했다가 재취급하는 수요가 줄고,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늘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316조7000억원으로 1조7000억원 늘었다. 전월(1조1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지난해 2월(2조4000억원)에 비해서는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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