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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문형배·이미선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민주당, 회의 보이콧

등록 2019.04.12 13: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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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과다주식 보유' 이미선 빼고 문형배만 채택 주장

與 "이미선, 내부자 거래 아냐…동시 채택해야"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이미선 헌재 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인사청문회에서 긴장을 하고 있다. 2019.04.10.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이미선 헌재 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인사청문회에서 긴장을 하고 있다. 2019.04.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한주홍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한 이미선·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12일 불발됐다.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과도한 주식 보유가 논란이 된 이 후보자를 제외하고 문 후보자에 대해서만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것을 주장한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두 후보자 모두 채택할 것을 요구하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보이콧(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두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회의 참석을 거부해 개회가 무산됐다.

전체회의에 앞서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3당 간사들은 법사위원장실에서 합의를 시도했지만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간사 간 회동 중간 고성도 흘러나왔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과다한 주식보유가 국민정서에 일부 맞지 않는 점이 있지만 재산형성에 불법이 없었던 만큼 두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동시에 채택하자고 요구했다. 반면 이미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 또는 청와대의 지명철회를 촉구한 야당은 문 후보자에 대해서만 청문보고서를 채택해줄 수 있다고 맞섰다.

결국 민주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나오지 않으면서 이날 두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은 무산됐다.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과 야당 간사들은 법사위 회의장에 들어와 민주당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여 위원장은 "집권여당이 대통령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일부만이라도 청문보고서 채택이 합의된 상태에서 그에 대한 채택도 거절하고 있는 행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며 "어차피 이 후보자는 주식거래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의혹들을 받고 있고 야당에 의해서 검찰 고발도 검토되는 상황이다. 어차피 채택이 안 될 텐데 그런 후보자의 안건을 상정한 건 무슨 의미냐"고 말했다.

법사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은 "집권여당이 대통령 추천 후보자를 여야가 적격으로 채택하겠다고 합의했음에도 의사일정을 거부하는 모습을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냐"며 "향후 (이 후보자 임명 강행을) 국회 탓으로 돌리려는 청와대 의도라면 큰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다음 주쯤에는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으니 다시 해달라는 청와대의 요청이 올 텐데 그때는 야당만이라도 회의를 소집해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수 있게 해 달라"며 "민주당은 잘못된 판단을 책임지고 하루 빨리 회의에 복귀해 문 후보자 청문보고서는 채택함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법사위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전날 이 후보자의 남편 오충진 변호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주식거래 관련 의혹을 해명한 글을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주변에 퍼 나르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인사검증을 해야 할 조 수석이 오 변호사의 페이스북을 링크해 카카오톡 메신저로 시민들이나 언론인들에게 퍼 나르기를 하고 있다. 경천동지할 일"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부적격하다고 울분을 토로하고 있는 이 후보자 남편의 변명을 인사검증 주체가 널리 퍼트리고 있는 기이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게 나라냐고 말하기도 이제 민망할 정도"라며 "이런 상황에서 자당의 대통령이 추천한 후보자에 대해 적격 의견으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해주겠다는 것도 마다하는 상황에 대해 민주당과 청와대는 뼈저리게 반성하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여러 납득하기 어려운 거액의 주식거래에 있어서 한국당은 고발장을 준비 중이다. 월요일께 고발장을 검찰에 접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이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도 요구하면서 여야의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여상규 위원장이 불참한 민주당을 제외하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9.04.12.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이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도 요구하면서 여야의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여상규 위원장이 불참한 민주당을 제외하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9.04.12. [email protected]

야당 간사들과 함께 회의장에 나온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청와대가 이 후보자의 남편인 오 변호사에게 적극적인 해명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주 의원은 "제가 언론으로부터 전해받기로 김형연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어제 오후 이 후보자 남편인 오 변호사에게 직접 전화해 적극 해명하라는 얘기를 했다고 하고 확인도 됐다"며 "결국 청와대는 이 후보자가 자진사퇴나 지명철회를 할 경우 결국 '조국 지키기'가 무너지고 인사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요구 등 때문에 민심에 정면으로 반하는 최악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 청문회 당일 민주당 의원들의 표정이나 자세에도 자포자기가 역력했는데 청와대의 지시 하달 이후 민주당의 태도가 급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회의 무산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어차피 이 후보자도 부적격 사유에 해당되지 않아 같이 안건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두 후보자 청문보고서의 동시 채택 주장을 끝까지 굽히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송 의원은 "안건으로 청문보고서 채택이 2건이 들어가 있는데 그 중 하나만 채택한 사례가 없어서 같이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야당 입맛에 맞는 사람만 채택하고 한 명은 안 하는 식으로 안건에 합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후보자 부부에게 제기된 내부정보를 활용한 주식거래 의혹과 관련해서는 "보통 주식을 많이 하는 사람의 일반적 행태를 보인 게 맞다. 특별히 내부자 거래에 의해서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주식이 내려갈 때 사고 올라가면 파는 것은 일반적 주식거래 행태다. 그게 특별히 문제 있는 것이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도한 주식 보유가 국민 정서상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에는 "국민정서 우리와 다른 사람이 아니냐는 생각은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게 공직자로 부적격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 정서와 차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국민 눈높이는 공직자에 따라 어떤 기준이 다른 것이라 생각한다"며 "두 사람보다 재산이 많은 법조인도 꽤 많을 텐데 그러면 다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 것은 아니잖나. 재산형성 과정에 잘못이 있느냐가 초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가 무산됨에 따라 두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는 1차 기한 내 채택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은 지난 달 26일 국회에 접수됐다. 이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치고 청문보고서를 제출토록 한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오는 14일이 기한이라 이번 주말을 넘기면 기한이 끝나게 된다.

그때까지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문 대통령은 10일 이내에서 기간을 따로 정해 국회에 보고서 채택을 다시 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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