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영국과 '스파이 금지' 협정 체결?…준비됐다"
"스파이도 백도어도 없다" 강경 발언
"中정부가 감청 요청하면 회사 닫겠다"
【토론토=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한 량화(梁華) 화웨이 이사회 의장은 "화웨이는 서방 국가들의 소비자들을 염탐할 의사가 없다"며 영국 정부와 '스파이 금지(No-spy)' 협정을 체결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량화 의장. 2019.05.15.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영국 정부와 '스파이 금지(No-spy)' 협정을 체결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한 량화(梁華) 화웨이 이사회 의장은 "화웨이는 서방 국가들의 소비자들을 염탐할 의사가 없다"며 "중국의 '국가정보법'에 대한 우려는 과장된 것이다"고 해명했다.
량화 의장은 "우리는 영국 정부와 스파이 금지 협정에도 서명할 용의가 있다"며 "스파이도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도 없다"고 발언했다. 가디언은 화웨이 측 인사가 직접 '스파이' '백도어' 등을 언급하며 약속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량화 의장은 이어 "화웨이는 중국 정부로부터 서구 국가의 감시를 요청받은 적이 없다"며 "기업들이 외국 정부로부터 정보를 수집하도록 강요하는 법도 중국에는 없다"고 말했다.
5세대(5G) 통신 서비스 개통을 앞두고 있는 영국에서 화웨이 부품은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통해 5G 통신망 구축 과정에서 '비핵심' 부품에 화웨이를 사용해도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NSC 회의 내용 일부가 언론에 유출되자 테리사 메이 총리 측은 "여전히 논의 중인 사안"이라며 확답을 내리지 않았다. 또 회의 내용을 유출했다는 이유로 개빈 윌리엄슨 국방장관을 해임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 회의에서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등은 2017년 발효된 중국 국가정보법 등을 언급하며 화웨이 부품 사용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국가정보법을 통해 자국 기업에 대한 정보업무 협조 요구 및 강제를 정당화하며 정보기관들의 권한과 정보수집권을 대폭 강화했다.
해당 법에 대한 우려에 대해 량화 의장은 "우리가 중국 정보기관의 요청을 거부하는 행위가 범죄는 아니다. 이 법이 실제로 시행되기는 힘들 것이다"고 일축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휴대전화 감청을 요청한다면 회사를 폐쇄하겠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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