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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색 빼는 진열대…소비재시장 새판짜기

등록 2019.08.04 09:00:00수정 2019.08.04 09: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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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신 중국·유럽 맥주…'테슬라' 입지 굳힐까

힘빠진 유니클로…반사이익이냐 반사손익이냐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업계가 다음달부터 맥주할인 행사에 일본맥주를 제외하기로 하면서 아사히 등 일본맥주의 점유율이 더 떨어질 전망이다. 29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에 아사히 맥주를 비롯한 일본산 맥주가 판매되고 있다. 2019.07.29.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업계가 다음달부터 맥주할인 행사에 일본맥주를 제외하기로 하면서 아사히 등 일본맥주의 점유율이 더 떨어질 전망이다. 29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에 아사히 맥주를 비롯한 일본산 맥주가 판매되고 있다. 2019.07.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일본이 한국을 수출 관리 우대 대상국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한 달 넘게 이어져 오던 불매운동에 불을 당겼다.

일상 속에 파고들어 있던 각종 일본 소비재들이 하나씩 소비자로부터 퇴출되면서 소비재 시장은 지각변동을 맞고 있다.

특히 가격적으로 접근이 쉬워 나도 모르게 소비했던 식음료와 저렴한 패션 브랜드들이 죽을 쑤고 있다. 그 자리를 국산 브랜드 등이 대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사히 지고 테슬라 뜬다?

맥주는 불매운동의 불이 가장 먼저 향한 지점이다. '1만원에 4캔'으로 묶인 수입맥주 카테고리에서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하던 아사히는 이제 재고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골칫덩이가 됐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달 1~30일 일본 맥주 매출은 전월 대비 51% 줄었다.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전체 맥주 판매가 1.9% 증가한 것과는 반대되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중국 맥주인 칭따오는 6.9%, 네덜란드 하이네켄은 10.4% 더 팔렸다. 국산 맥주 판매도 7.2% 늘었다. 지난달 말부터는 편의점 업계의 수입맥주 할인 행사에서 일본 주류가 대부분 제외되면서 판매 감소는 더욱 심각해 질 전망이다.

대형마트 등 유통채널에서는 일본산 맥주의 신규 발주를 중단하고 있다. 판매를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사놓은 것도 팔기 어려워 악성재고로 남을까 걱정 중이다.

이 같은 추세에 업계와 자본시장 등에서는 국산 주류 회사가 반사이익을 얼마나 볼 지가 관심사다. 특히 최근 신제품을 내놓은 하이트진로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최근 술자리에서 '테슬라'를 외치는 애주가들이 많아진 터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 혹은 '진로이즈백'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박성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테라 매출은 350~4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어 하이트와 맥스의 매출 감소액을 충분히 넘어설 것"이라며 "이런 증가세라면 테라의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전사 맥주 매출 성장률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일 오전 서울 유니클로 종로3가 지점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계약 만료를 앞두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며 "최근 불거진 불매운동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2019.08.02.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일 오전 서울 유니클로 종로3가 지점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계약 만료를 앞두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며 "최근 불거진 불매운동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2019.08.02. [email protected]

◇국민교복 유니클로, 대표적 불매 브랜드로

에어리즘, 히트텍, 후리스, 경량패딩 등 계절마다 스테디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는 유니클로도 발등에 큰 불이 떨어진 상태다.

유니클로의 메인 모델이던 이나영이 신성통상의 탑텐의 모델로 발탁된 것이나, 종로3가점의 폐점 소식은 세간의 관심사였다. 결과적으로 최근의 반일 이슈를 기회삼아 탑텐이 이나영을 모델로 삼은 것도, 종로3가점 폐점이 매출부진에 따른 조치도 아니었지만 그만큼 유니클로 불매에 대한 여론의 주목도가 높다는 뜻이다.

유니클로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옷이 두꺼워 가격도 비싸지는 겨울 시즌이 올 수록 매출은 하락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니클로의 부진을 여타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가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는 순전히 상품 경쟁력 등이 뒷받침 되는지 여부에 달렸다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다만 저렴한 가격과 기본에 충실한 옷을 내놓으면서 그나마 선방했던 유니클로마저 성장세가 꺾이는 것이 오히려 전체 중저가 의류 시장에 독이 될 것이란 말도 나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 불매로 반사이익이 아닌 반사손실을 볼 수도 있다"며 "번화가에 SPA 브랜드가 몰려있어 소비자들이 유니클로 매장에 나온 김에 다른 곳도 들렀다면, 이제 유니클로의 대체 브랜드를 찾지 못한 소비자들은 쇼핑에 흥미를 잃어 다른 브랜드 매장을 찾지 않게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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