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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35분' 길어진 한일 외교장관회담…관계 전환점 되나

등록 2019.11.23 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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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나고야서 15분 회담 예정…35분으로 길어져

지소미아·수출규제·강제징용 안건 놓고 논의

"의견차 있지만, 선의 갖고 대화하자" 뜻 모아

[나고야(일본)] 전진환 기자 = 강경화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23일 오후(현지시각)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일본 나고야 관광호텔에서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11.23. amin2@newsis.com

[나고야(일본)] 전진환 기자 = 강경화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23일 오후(현지시각)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일본 나고야 관광호텔에서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11.23. [email protected]

[나고야(일본)=뉴시스]이혜원 기자 =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6시간을 앞두고 파국을 면한 한일 외교장관이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지소미아·수출규제·강제징용 등 산적한 한일 문제를 '선의'를 갖고 해결하는 데 동의하면서, 한일 관계 전환점을 암시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23일 오후 일본 나고야 칸코호텔에서 회담을 했다.

회담은 오후 3시40분부터 4시15분까지 35분가량 전개됐다. 당초 3시55분께 시작해 15분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앞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일정이 일찍 마무리되면서 회담 시간도 조정됐다.

모테기 외무상은 회담 시간 1분여 전 먼저 회의실에 들어섰다. 양국 깃발이 놓인 회의장 앞쪽에 서 뒷짐을 지고 강 장관을 기다렸다. 굳은 표정으로 회의실 입구를 바라보다 이따금 헛기침을 했다.

1분 뒤 강 장관이 곧이어 입장했다.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는 중 강 장관 표정은 밝았지만, 모테기 외무상은 사뭇 굳어 있었다. 회담 시작을 위해 착석한 후에도 모테기 외무상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35분간 회담에서 양 장관은 ▲강제징용 ▲수출규제 ▲지소미아 등 세 현안을 놓고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회담 분위기에 대해 "상당히 진지한 면담이었다"며 "시간이 그렇게 오래간 줄 몰랐다"고 설명했다.

[나고야(일본)] 전진환 기자 = 강경화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23일 오후(현지시각)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일본 나고야 관광호텔에서 양자회담 자리에 앉고 있다. 2019.11.23. amin2@newsis.com

[나고야(일본)] 전진환 기자 = 강경화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23일 오후(현지시각)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일본 나고야 관광호텔에서 양자회담 자리에 앉고 있다. 2019.11.23. [email protected]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22일 수출규제 대화를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동안 일본 측 3대 품목 수출규제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정지하고 지소미아 종료 효력도 함께 정지하기로 했다.

일본은 향후 과장급·국장급 대화를 통해 양국 수출관리를 확인하고, 건전한 수출 실적이 축적되면 규제대상 품목 재검토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 장관은 '선의'(good faith)를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보고, 이를 돌파구 삼아 향후 한일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 노력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특히 양국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던 강제징용 문제도 향후 선의를 갖고 논의하려는 의지를 갖기로 했다. 강 장관은 "서로 이견은 있지만, 당국 간 논의해온 것을 짚어보고 앞으로 계속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서로 선의를 갖고 있고, 그에 따라 서로 입장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는 점을 인식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선의를 갖고 긴밀히 협의해나가야겠다는 점을 확인한 자리"라고 전했다.

강제징용 해결 방법을 둘러싼 양국 입장차는 분명하지만, 서로 이견을 좁혀나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대화에 임하자는 취지다.

[나고야(일본)] 전진환 기자 = 강경화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23일 오후(현지시각)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일본 나고야 관광호텔에서 한일 양자회담을 마치고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1.23. amin2@newsis.com

[나고야(일본)] 전진환 기자 = 강경화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23일 오후(현지시각)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일본 나고야 관광호텔에서 한일 양자회담을 마치고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1.23. [email protected]


수출규제와 강제징용 등을 둘러싼 실무급 대화가 진척되면, 향후 한일 정상회담으로 진전돼 경색된 한일관계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 장관은 "12월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 때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 사안도 회담에 (의제로) 나왔다"며 "회담이 가능해질 수 있도록 서로 조율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율이 성사되면 한일 정상은 다음달 하순께 중국 쓰촨성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협의를 시작하면 이를 정교화하고 구체화하는 단계로 (조율될 것)"이라며 "언제 열리든 1~2일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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