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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전원회의 키워드 '국방건설·자력부강'…대화 중단 선언하나

등록 2019.12.29 12: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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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회의서 '가혹한 시련, 난관' 언급…어두운 내년 전망

'당-국가-국방건설' 중대한 문제들 토의…'자력부강 기치'

새로운 길 윤곽?…변화된 대내외 정세, 전략적 지위 강조

북미대화 중단 선언 가능성…'전략적 모호성' 취할 수도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북한이 지난 28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의를 지도하며 운영·집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캡쳐). 2019.12.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북한이 지난 28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의를 지도하며 운영·집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캡쳐). 2019.12.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북한이 국가전략과 정책노선을 논의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어떤 내용이 최종 결정서에 담길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내년 1월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를 앞두고 전원회의가 이뤄지면서 대외적으로 담길 메시지의 향방도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9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12월28일 평양에서 소집되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보도 말미에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덧붙여, 이날도 2일차 전원회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통신은 전원회의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조선노동당은 투철한 반제 자주적 입장과 억척불변의 의지로 중중첩첩 겹쌓이는 가혹한 시련과 난관을 박차며 혁명발전을 더욱 가속시키고 당 건설과 당 활동, 국가건설과 국방건설에서 나서는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하기 위해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당과 국가, 국방 건설이 '중대한 문제'로 의제로 오른 만큼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전략적 노선과 정책방향을 재차 확인하고 정치·사상·경제·군사 문제 등 체제 유지를 위한 주요 현안에 대해 두루 다뤘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 상황에 대해 '중중첩첩 겹쌓이는 가혹한 시련과 난관'이라고 언급한 점은 북한이 내년 상황을 그만큼 어렵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읽힌다. 전원회의를 2일차 회의까지 진행한다는 점도 이같은 엄혹한 대내외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가 28일 평양에서 소집되어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 지도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2.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가 28일 평양에서 소집되어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 지도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2.29.   [email protected]

아울러 북한은 이날 보도문 서두에서부터 '자력부강의 기치'를 언급했다. 통신은 "전원회의는 위대한 자주의 기치, 자력부강의 기치를 높이 들고 백두의 대업을 승리와 영광의 한길로 억세게 이끄는 조선노동당의 영도 밑에 사회주의 우리 국가의 존엄과 강대한 힘이 비상한 경지에 올라서고 주체혁명위업수행에서 새로운 역사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관건적인 시기에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역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북한이 내년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종료 및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경제발전 전략에 총력을 기울여온 만큼, 이에 대한 논의도 중점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 건설 역시 북한이 올해 '사회주의 강국 건설'과 결부시켜 '자위적 국방력'에 대해 꾸준히 언급해왔기 때문에, 자력갱생·자력부강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반적인 무력기관 통치 문제로서 다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새로운 길과 관련해 핵무력 강화와 무장의 현대화 등이 논의됐을 수 있다.

김동엽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2020년을 대단히 엄중히 여기고 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다만 "북한이 국방건설을 언급했지만, 핵-경제 병진노선처럼 경제를 일정 부분 포기하고 핵 개발에 매달리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엄혹한 현실을 돌파하기 위해 대내·대외·국방정책을 모두 포괄해 다뤘을 것이다. 국방 건설은 새로운 길을 가고 사회주의 건설을 하는 데 뒷받침하는 성격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에 대해 "혁명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우리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고 사회주의 건설의 진군 속도를 비상히 높여나가기 위한 투쟁노선과 방략이 제시되게 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는 우리 당력사에서 거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자평했다.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가 28일 평양에서 소집되어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 지도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2.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가 28일 평양에서 소집되어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 지도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2.29.   [email protected]

북한이 대외적인 상황의 '변화'를 언급하면서 '전략적 지위' 등을 언급한 것을 미뤄봤을 때,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과 관련한 대외 전략이 논의되고 토론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북미 대화와 관련해 '새로운 셈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제재를 유지하는 미국의 오판을 지적하면서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대화 중단 선언 가능성도 관측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전원회의를 통해 큰 전환(새로운 길)에 대해서 무언가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며 "새로운 길은 전략적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서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하는 내용들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홍 연구실장은 "북한 입장에서는 북미 협상이 제대로 안되고 연말 시한을 넘기는 상황에 대해서 어떤 형태로든 정리해서 답을 해야한다"며 "북미 대화에 대해서 평가하면서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중단 선언을 할 가능성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대화 중단 선언이 되더라도 표현 방식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완전히 대화 중단을 선언할 수도 있지만, '대화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등 일정 부분 열린 모습을 취하며 '전략적 모호성'을 취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가 28일 평양에서 소집되어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 지도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2.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가 28일 평양에서 소집되어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 지도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2.29.   [email protected]

대남 분야에 대해서도 어떤 결정을 내렸을지 관심이 쏠린다. 남북은 지난 2018년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남북군사분야 합의서 등 굵직한 합의를 체결했지만 올해 진전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남북 합의를 무력화시키는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밖에 김재룡 내각총리, 김수길 총정치국장 등의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 여부 등 인사 문제도 관심이다.

한편 북한의 전원회의는 통상 결정서 형태로 관영매체 등을 통해 보도됐다. 결정문이 나오면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의 대략적인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매년 1월1일 신년사를 통해 대내외적인 정책적 방향을 밝혀왔다.

정부 당국자는 "앞선 전원회의에서는 결정서가 채택됐지만 이번에도 결정서가 채택되는지, 발표되는지는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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