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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and]시대상 반영하는 신생정당들…키워드는 '비례·결혼·소득'

등록 2020.01.04 1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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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60만원 지급 '기본소득당', 결혼 시 1억원 '배당금당'

결혼 전담 장관 '결혼미래당', 패밀리즘 '자유의 새벽당'

여야 선거법 갈등에 '비례한국·비례민주당' 이름 알려


 [서울=뉴시스] 국가혁명배당금당 허경영 대표(자료제공 = 당 홈페이지)

[서울=뉴시스] 국가혁명배당금당 허경영 대표(자료제공 = 당 홈페이지)

 

 ※ '여의도 and'는 정치권에 얽힌 다양한 뒷이야기들을 소개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여의도 국회는 물론 청와대와 외교안보 부처 등의 조직과 사람들 사연, 제도와 법령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면, 각종 사건사고 후일담 및 에피소드 등을 뉴시스 정치부 기자들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21대 총선을 앞두고 신생 정당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창당된 당은 2개다. 창당준비위원회(창준위) 등록을 마친 당은 17개, 이 밖에 창준위 등록을 공식화한 당도 있다.

보통 신생 군소정당들은 선거 때 출현했다 의석을 얻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앞서 20대 총선을 앞두고 거대한 지혜를 모으자는 '거지당'과 장애등급제 폐지를 외쳤던 '폐지당' 등도 나왔지만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신생정당은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어떤 당이 주목받을까.

◇'소득·결혼'을 당명, 공약으로 내세워

이번 선거에선 '소득'과 '결혼'을 키워드로 삼은 신생 정당들이 눈에 띈다. 지난 9월 창당된 국가혁명배당금당(혁명배당금당)이 여기에 속한다. 혁명배당금당은 "내 눈을 바라보면 소원이 이뤄진다"며 공중부양과 축지법 등 기행으로 연일 화제가 됐던 허경영 대표가 창당했다.

앞서 '민주공화당'과 '경제공화당'에서 이색 공약으로 주목받은 허 대표는 이번에도 파격 공약을 내세웠다. ▲0세부터 150만원 지원 ▲65세 이상은 여기에 70만원 추가 지원 ▲결혼 시 1억원 ▲출산하면 5000원 지급 등이다.

'기본소득'을 전면에 내세운 당도 있다. 세월호 사태 때 '가만히 있으라'는 침묵행진으로 알려진 용혜인씨가 창당한 '기본소득당'이다. 오는 19일 창당대회를 열며,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 소득으로 월 60만원을 지급하는 것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다.

'결혼미래당'은 '결혼'에 더 주목한다. 이 당은 결혼정보업체 선우의 이웅진 대표가 창당한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눈길을 끌었다. 주요 공약은 ▲결혼·육아 전담 정부부처 신설 및 장관 임명 ▲3000만원 결혼장려금 ▲아빠 포함 출산휴가 최대 1년 및 육아휴직 최대 2년 등이다.

 [서울=뉴시스] 결혼미래당을 창당하는 결혼정보업체 선우 이웅진 대표가 올린 발기인 모집 글(자료제공 = 결혼미래당)

[서울=뉴시스] 결혼미래당을 창당하는 결혼정보업체 선우 이웅진 대표가 올린 발기인 모집 글(자료제공 = 결혼미래당)


이미 지난해 7월 창당된 '자유의 새벽당'은 '페미니즘'이 아닌 '패밀리(family)즘'을 주장한다. 자유의 새벽당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농성 천막 옆에서 단식하던 청년으로 알려진 박결 대표가 창당했다.

박 대표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페미니즘이 실질적인 여권 신장을 위해서가 아닌 남녀 갈등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퍼지고 있다"며 "그 속에서 오히려 가정을 꾸리고 결혼하고 연애하는 당연한 일들이 위축되고 있어 이를 소중한 가치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부정부패척결당'과 '핵나라당'도 눈에 띈다. '자유민주당'과 '국민의힘', '자유당', '통일한국당' 등 기존 정당과 이름이 비슷한 당도 줄줄이 창당을 준비 중이다.

[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의사봉을 두드리려고 하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항의하고 있다. 2019.12.27.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의사봉을 두드리려고 하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항의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선거법 통과로 주목받는 '비례'

현직 국회의원 한 명도 없이 창당 단계부터 주목받고 있는 당이 있다. 바로 '비례한국당'과 '비례민주당'이다. 자유한국당 및 더불어민주당과 전혀 관계 없지만 공직선거법을 두고 두 당이 대치하면서 어부지리(漁父之利)로 이름을 알렸다.

앞서 한국당은 국회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이 통과되자 '비례한국당'이란 이름의 '비례 위성정당'을 전략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통일한국당 대표였던 최인식씨가 이미 이 이름으로 창당준비위원회(창준위) 등록을 마친 상태였다.

뒤늦게 한국당은 '비례자유한국당'이란 이름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둘을 혼동하는 이들이 많다. 최 대표는 한 언론에 "내년 총선에서 우리는 지역구 후보는 내지 않고 비례대표 후보만 낼 계획으로 지난 3월부터 준비했는데 마치 오인 투표를 노린 정당처럼 매도돼 억울하다"고 밝힌 바 있다.

비슷한 이유로 '비례민주당'도 주목받았다. 민주당이 '비례민주당'으로 맞불을 놓는 것 아니냐는 논란 속에 실제로 지난달 31일 비례민주당 창준위 신고가 완료됐다. 민주당이 선거관리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민주당과 유사 명칭 사용을 불허해달라"고 요청하면서 화제가 됐다.

 [서울=뉴시스] 기본소득당과 자유의 새벽당 공식 홈페이지 캡처

[서울=뉴시스] 기본소득당과 자유의 새벽당 공식 홈페이지 캡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군소정당 난립할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 통과로 군소 신생정당이 향후 더 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홍보성으로 나온 정당이라거나 희화화되다 곧 사라질 것이란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창당을 준비하는 이들의 자세는 진지하다.

박결 대표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선거법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르기 전부터 이는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봤다"며 "군소정당이 난립할 것이란 말도 많은데 저희는 2년 전부터 창당을 준비했다. 한 차례 실패했던 과정을 발판 삼아 이번에는 저희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웅진 대표도 입장문을 통해 "결혼을 28년째 업으로 해오다 결혼과 저출산 문제에 일조하고 싶어 특화 비례정당을 창당하게 됐다. 360만 표 이상, 비례대표 6석 이상 당선을 목표로 한다"며 "정당에 대해 잘 모르지만 창당 과정을 일기 형식으로 연재하며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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