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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에 뚫린 서울백병원…"날벼락" 보호자들 발동동

등록 2020.03.09 11: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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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응급실 등 폐쇄

정문에서 출입 전면통제…진료도 중단

진료 희망자·보호자 등 모두 헛걸음만

"질병관리본부에서 역학조사 진행 중"

확진자와 같은병실 환자들 음성 판정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9일 오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백병원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8일 서울백병원에 입원 중이던 41년생 여성 환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백병원 병동 일부와 응급실이 폐쇄됐다.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후에야 실 거주지가 대구라고 밝혔으며 이후 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이송됐다. 2020.03.09.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9일 오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백병원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8일 서울백병원에 입원 중이던 41년생 여성 환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백병원 병동 일부와 응급실이 폐쇄됐다.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후에야 실 거주지가 대구라고 밝혔으며 이후 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이송됐다. 2020.03.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집에서 반찬만 잠깐 가져오려고 경기 남양주까지 갔다가 다시 왔는데 못 들어가게 하면 어떡하나. 나 들어가야 되니까 병원에 얘기 좀 해줘."

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백병원 앞. 이 병원이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외래와 응급실 등을 폐쇄하고 '출입 전면 통제'에 나선 가운데, 이른 오전부터 들어가려는 사람들과 이를 저지하는 관계자들의 실랑이가 이어졌다.

전날 입원 중이던 78세 여성 환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 이 병원은 이날 오전 현재 진료를 희망하는 환자들과 그들의 보호자, 직원들 모두 들어오거나 나갈 수 없게 된 상황이다.

한 보안요원은 "전날 오전 7시에 상황이 발생한 후 출입통제에 들어갔다"며 "통제가 언제 끝날지는 아직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서울백병원 정문 앞에서 만난 안모(74) 할머니는 출입을 막는 병원 관계자와 약 20분 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이 할머니는 양손에 반찬이 담긴 통과 요구르트 10여병 등을 가득 들고 있었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9일 오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백병원에서 한 병원 관계자가 업무를 보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양성 환자 발생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8일 서울백병원에 입원 중이던 41년생 여성 환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백병원 병동 일부와 응급실이 폐쇄됐다.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후에야 실 거주지가 대구라고 밝혔으며 이후 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이송됐다. 2020.03.09.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9일 오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백병원에서 한 병원 관계자가 업무를 보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양성 환자 발생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8일 서울백병원에 입원 중이던 41년생 여성 환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백병원 병동 일부와 응급실이 폐쇄됐다.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후에야 실 거주지가 대구라고 밝혔으며 이후 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이송됐다. 2020.03.09. [email protected]

안 할머니는 "남편이 3개월째 이 병원에 입원하고 있어서 내가 매일 간병을 하다가 잠깐 반찬을 가지러 집에 갔다온 사이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아무리 국가에서 하는 일이라도 내가 못 들어가면 간병인 비용이 계속 들어가는데 어떡하냐"고 하소연했다.

이어 "병원 사정은 나도 알지만 간병인 비용이 하루에 10만원"이라며 "들어가서 간병인하고 교대해야 하니까 빨리 들여보내달라"고 사정했다.

이 할머니가 계속 들어가려고 하자 병원 보안 관계자들은 정문을 막아서며 "정부에서 출입을 금지하는 것이니 우리 사정도 좀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백병원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여성은 대구에서 머무르다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딸의 집을 방문했다. 그는 구토 등 소화기 증상으로 지난 3일부터 이 병원에 입원했으며, 전날 오전 7시께 코로나19로 확진돼 오후에 다른 국가지정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9일 오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백병원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8일 서울백병원에 입원 중이던 41년생 여성 환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백병원 병동 일부와 응급실이 폐쇄됐다.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후에야 실 거주지가 대구라고 밝혔으며 이후 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이송됐다. 2020.03.09.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9일 오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백병원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8일 서울백병원에 입원 중이던 41년생 여성 환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백병원 병동 일부와 응급실이 폐쇄됐다.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후에야 실 거주지가 대구라고 밝혔으며 이후 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이송됐다. 2020.03.09. [email protected]

이 환자는 의료진이 수차례 물어봤음에도 대구 거주 사실을 숨기다가 병원 측의 추가 검사 이후 확진 판정이 나오자 거주지가 대구라는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백병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당시 근무했던 의사와 간호사, 이송요원 등을 병원 안에 격리시키고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병원 주차장 한켠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방문하고 나온 조모(54)씨는 "며칠 전에 손가락 인대 파열로 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았는데 조카인 주치의가 '혹시 모르니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보라'고 해서 병원을 찾았다"며 "전날 오전부터 의사와 간호사 등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조씨는 "입원 당시 간호사들이나 청소하시는 분들이 병실을 하도 깨끗하게 청소하고 관리해서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혹시나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는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방역 업체 관계자가 9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서울 중구 한 빌딩 내부를 방역하고 있다. 2020.03.0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방역 업체 관계자가 9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서울 중구 한 빌딩 내부를 방역하고 있다. 2020.03.09.   [email protected]

이날 오전 9시께부터 10시까지 약 1시간 동안 환자 10여명이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지만, 출입 통제에 막혀 들어가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물건을 배달하기 위해 택배기사 1명도 병원을 찾았지만 안에 들어가지는 못했고, 병원 직원이 정문까지 나와 물건을 받아갔다.

병원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조사가 끝나면 '언제부터 출입해도 된다'고 다시 공지를 해줄 것"이라며 "지금은 출입을 통제하고 다 폐쇄하라고 통보받은 만큼 병원 직원들도 출입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백병원은 이번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와 같은 병실을 썼던 다른 환자 2명은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병원 측은 나머지 접촉자들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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