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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中동방항공, 한국승무원 73명 사실상 해고통보 논란(종합2보)

등록 2020.03.10 20: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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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9일 '경영악화로 연장 불가' 통보

보통 2년 계약직 후 무기계약직 채용

"최근까지도 정규직 약속"…법적대응

지난달 '복직' 담긴 휴직동의서도 작성

[서울=뉴시스] 동방항공은 지난달 한국인 승무원들로부터 휴직동의서를 받았다. (사진=73명 승무원을 대리하는 최종연 '일과사람' 변호사 제공)

[서울=뉴시스] 동방항공은 지난달 한국인 승무원들로부터 휴직동의서를 받았다. (사진=73명 승무원을 대리하는 최종연 '일과사람' 변호사 제공)

[서울=뉴시스] 정윤아 이창환 기자 = 중국 3대 민영항공사인 동방항공이 최근 2년간 계약직 신분으로 근무한 한국인 승무원 70여명에게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측은 사실상 복직을 조건으로 한 동의서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10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동방항공은 전날 계약직 한국인 승무원 73명에게 '경영악화로 계약연장이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통보를 받은 이들은 이 회사 14기 '막내' 기수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방항공은 통상 신입 승무원을 뽑아 2년간 계약직 신분으로 근무하게 하고, 그 후 사실상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줬다. 이번에 계약연장 불가 통보를 받은 14기는 2018년 1월 입사자들이다. 동방항공은 14기를 마지막으로 지난해엔 한국인 승무원 채용을 하지 않았다.

동방항공은 최근 몇년간 계약직 신분으로 2년 간 근무한 승무원을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을 해준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번엔 다른 결정을 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내려진 결정으로 보인다.

동방항공은 계약연장 불가 통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계약을 2년간 했고 경영악화로 해당 계약을 이어가지 못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약연장 불가 통보를 받은 한국 승무원들은 이전까지 그래왔듯 당연히 무기계약직으로 계약이 연장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만큼 이번 회사 조치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승무원은 "최근까지도 회사 관리자가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다"며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이탈리아와 일본 등 다른 국적 승무원들은 계약이 해지됐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사측은 지난달 한국인 승무원들에게 휴직동의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동방항공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자 지난달 6일부터 약 2개월 동안 한국인 승무원 200여명에 대해 기본급을 지급하는 휴직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 동의서에는 "회사가 운항하는 노선이 대폭 취소되거나 감편됨에 따라 노사 간 협의에 의해 결정한 유급휴직에 동의한다"며 "회사 취업규칙 또는 단체 협약 등에 휴직 종료 후 근로자가 당연히 퇴직한다는 규정이 없으며, 휴직 종료 후 업무에 복직하는 조건 하에 휴직을 동의한다"고 나와 있다.

73명 승무원을 대리하는 최종연(일과사람) 변호사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당연히 기간 만료 이후에도 고용이 유지될 것이란 내용이 휴직동의서에 전제가 돼 있기 때문에, 정당한 갱신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는 하나의 근거가 된다"며 "교육 훈련 명령을 받았다던가, 지난해 근로계약서를 1번 갱신했다던지 등의 사정들을 종합해봤을 때 3월11일 이후에도 정규직으로 전환될 거란 기대가 될 근거"라고 주장했다.

또 최 변호사는 타 국적 승무원과 차별 논란에 대해 "문제는 이탈리아행 항공편이 중국에서 중단됐음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국적 승무원들은 경영상 이유로 해고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한국인 승무원들은) 경영상 이유를 들어 계약기간 만료, 계약 갱신을 거절했기 때문에 형평성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일본으로 들어가는 항공편도 중국에서 중단됐는데도, (2018년 입사한 일본인 승무원들을) 경영상 해고했다는 소식은 없다"며 "회사가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어 지금 단계에선 (구체적 사실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항공사는 올해 초부터 일부 한국인 승무원들을 갑자기 중국 내 코로나19 위험도시로 집중 배정한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뉴시스는 동방항공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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