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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인구밀도도 높은데"…구로콜센터 불안 일파만파

등록 2020.03.11 11: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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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콜센터 확진자 수도권 곳곳 거주

신도림역 등 유동 인구 많은 역 이용

"이번주에 마스크 꼭 사야겠다" 다짐

"집서 가족끼리 접촉도 조심해야 하나"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 지켜야"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지난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 인근의 서울지하철 1호선 구로역 승강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2020.03.10.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지난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 인근의 서울지하철 1호선 구로역 승강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2020.03.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인우 심동준 기자 = "젊고, 지병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괜찮을 거라고 이제 마음을 좀 놓고 있었죠.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싶네요."

서울 구로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서울 등 수도권 시민들의 불안감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확진자들이 수도권 곳곳에 거주하며 지하철 등을 이용해 이동했기 때문이다.

최근 신규 확진자 감소 추세를 보인데다, 대구·경북 등 지역에 확진자가 몰리면서 코로나19는 '다른 지역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놓고 있던 수도권 주민들에게도 재차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조모(31)씨는 11일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고 하길래, 또 구하기도 어렵고 해서 그냥 (마스크 구매를) 포기할까 생각했는데 이번주에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조씨는 매일 1호선을 타고 인천의 자택에서 출발해 신도림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 서울 을지로 소재 회사까지 출근한다.

그는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1호선 급행열차를 이용해 불안하다"며 "구로역이나 신도림역은 늘 붐비는 역인데 같은 지하철 안에 감염자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어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고, 임신 초기 여동생도 집에 자주 오는데 내가 무증상 감염자일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게 가장 걱정"이라며 "인천은 확진자 수가 적어서 좀 안도했는데 이렇게 돼 너무 걱정이 크다"고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40대 김모씨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것 같다"며 "주말에 아이들과 놀러 다니는 것은 엄두도 못낸 지 오래"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제는 집에서 가족끼리 접촉하는 것까지도 조심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했다.

구로 콜센터 직원 확진자가 사는 인천 연수구 거주 김모(58)씨는 "출생 연도에 따라 전날 마스크를 살 수 있는 날이었는데 오전엔 헛걸음을 했고, 꼭 안 써도 괜찮다고 하길래 줄까지 서야 하나 싶어서 오후에는 그냥 포기했다"며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냥 좀 기다렸다가 살 걸 그랬다"고 후회했다.

수도권 시민들의 공포감 표출은 온라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맘카페 등에서 시민들은 "코로나19가 거미줄처럼 수많은 사람들에게 퍼지는 것 아니냐", "은행이나 커피전문점도 언제 터질 지 몰라 불안하다", "대중교통도 이용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보다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 강서구 자택에서 강남구의 회사로 버스와 2·9호선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박모(29)씨는 재택근무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박씨는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에서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코로나19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재택근무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 직장인들은 출퇴근 시간, 근무시간, 식사시간 등 매순간 피할 수 없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기업들은 기간을 연장하는 분위기다.

외국계 제약사에서 일하는 조모(27)씨는 "지난달 3일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해 5주째 계속하고 있다"며 "이번주 들어 구로 콜센터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오면서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재택 근무를 무기한 연장한다는 공지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재택근무가 이렇게까지 오래 계속될 줄은 몰랐는데 대면회의와 행사가 모두 취소돼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할일을 못하고 있어 사태가 끝난 뒤 업무량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8일 구로 콜센터에서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이날 오전 기준 서울시내 자치구 및 인천시, 경기도 안양시 등에서 구로 콜센터 관련 총 9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누적 확진환자는 전날 같은 시간보다 242명 증가한 7755명으로 집계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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