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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확진자 5명 버스·지하철 탔지만 "접촉자 중 감염자 없어"

등록 2020.03.12 16: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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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17·29·30번환자 기차·지하철·버스로 이동

"그때와 지금 상황 달라…위험도 평가 어려워"

"시간대 시민들에게 알려 검사 받도록 해야"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11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콜센터 인근의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2020.03.11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11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콜센터 인근의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2020.03.1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에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30명 중 5명이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지만 이들의 대중교통 접촉자 가운데선 추가 확진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혼잡한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이용자가 많고 마스크 착용 여부 등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직원들의 상황과 연결지어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한다.

이에 확진된 콜센터 직원들의 증상 발현일과 출퇴근 시간 등을 파악해 해당 시간대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한 시민들 중 증상이 있다면 진단 검사를 받도록 유도하는 게 그나마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조언한다.

◇확진자 5명 대중교통 이용…접촉자 중 확진 '0명'

1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의 확진 환자 이동경로를 보면 신천지 관련 첫 확진자인 31번째 환자(61·여) 발생 전까지 증상 발현 하루 전부터 격리 전까지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한 환자는 5·12·17·29·30번째 등 총 5명이다.

그러나 이들 5명의 접촉자 가운데 확진일을 기준으로 한달 안팎(26~42일)이 지난 지금까지 감염돼 확진 판정을 받은 추가 환자는 없는 상태다.

방대본 관계자는 "이들 확진 환자의 접촉자 중에서 확진자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확진 환자 중 가장 먼저 지하철과 버스 이용 이력이 있는 환자는 5번째 환자(33·남)다. 이 환자는 1월26일 오전 11시께부터 지하철로 서울 성동구와 성북구 등 일대를 이동했으며 28일에는 버스로 중랑구에, 지하철로 강남구에 다녀왔다.

일본 내 확진 환자와 접촉했다가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12번째 환자(49·남)의 이동경로에도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이 등장한다.

이 환자는 22일 지하철로 부천에서 서울역으로 이동해 강릉까지 이동했다가 다음날 다시 서울열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KTX를 118분과 117분씩 이용했다. 이후에도 지하철로 자택에서 수원역, 군포 친척집, 서울 중구 소재 음식점 등을 다녀왔다.

싱가포르 콘퍼런스와 관련해 확진 판정을 받은 17번째 환자(38·남)는 1월24일 KTX(102분), 25일 SRT(106분) 등을 이용해 서울과 대구를 오갔으며 서울 도착 이후 수서역에서 광나루역까지 지하철(57분)을 탔다. 2월3일에는 버스(29분가량)를 이용해 지인을 만나기도 했다.

부부인 29번째(82·남)와 30번째(68·여) 환자는 지하철만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29번째 환자는 2월4일 동묘앞역에서 신설동역(4분), 신설동역에서 동묘앞역(10분)을 오갔다. 5일에는 동대문역에서 녹양역(60분), 녹앙역에서 동대문역(55분)으로 지하철을 이용했고 7일에는 동묘앞역에서 소요산역(76분), 10일에는 신설동역에서 덕정역(49분)과 덕정역에서 동묘앞역(16분), 14일엔 창신역과 봉화산역을 왕복(56분)했다.

30번째 환자는 10일 오전 10시께 지인들과 인천시 중구 용유도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6시55분 종로구 소재 약국 방문 전까지 지하철로 경인아라뱃길, 동묘앞역을 다녀왔다.

◇"콜센터와 상황 달라…시간대 정해 증상자 검사 받도록 해야"

그러나 앞서 5명의 접촉자들 중 확진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 내 감염 위험이 없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게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콜센터 직원들이 주로 사람들이 밀집하는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을 이용한 점을 고려하면 확진 환자가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한 시간대 밀집도 등에서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하다.

코로나19 이후 특히 대구에서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확진 환자가 급증하면서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대중교통 이용자들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고 손이나 접촉 등을 통한 오염도 등을 평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중교통을 어디가 어떻게 노출이 됐고 하는 것을 다 역학조사해서 밝히기에는 한계가 있고 정확한 노출력이나 위험도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지역사회 감염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모든 대중교통에 대한 전반적인 소독,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존 확진 환자의 대중교통 접촉자 중 확진자가 없다고 해도 그 지하철이 과밀한지, 텅텅 비었을지 등을 고려하면 지금 상황에서 대중교통 내 감염이 얼마나 발생할지는 알 수 없다"며 "대중교통의 경우 사람 수가 많고 다양하게 접촉할 만한 부분이 있어 위험도를 평가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중교통 내 접촉자를 분류하기보다 시간대 등을 특정해 이 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한 유증상자에 대해선 검사를 받도록 안내하는 게 현실적인 방역 대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 교수는 "접촉자를 특정할 수 없으니 확진 환자분들이 주로 이용한 시간대 등을 방역 당국이 시민들에게 알려 증상이 있으면 1339로 연락하시거나 선별진료소 등을 방문하시라고 안내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불특정 다수라 하더라도 진단 검사할 역량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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