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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 협상 끝없는 평행선…韓근로자 무급휴직 어쩌나

등록 2020.03.21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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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LA에서 수석대표 집중 협의에도 타결 실패

주한미군 근로자 인건비 先타결 합의 못한 듯

4월 전까지 대면 협상 불가, 비공식 협상 계속

[인천공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은보 한미방위비협상대사가 제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7차 회의 참석 차 16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출국하고 있다. 2020.03.16.  yes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은보 한미방위비협상대사가 제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7차 회의 참석 차 16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출국하고 있다.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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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해를 넘겨 진행되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이 또다시 불발되며 사상 초유의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사흘간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마치고 20일 새벽 귀국했다. 한미는 지난 17일~19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7차 회의를 진행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돌아섰다.

외교부는 "아직까지 양측간 입장 차이가 있는 상황이나 양측은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의 조속한 타결을 통해 협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한미 동맹과 연합방위태세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한미는 이틀간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하루 연장해 사흘간 협의에 나섰다. 특히 대표단 전체가 모여 앉아 회의를 하는 방식이 아닌 정 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가 집중 협의하는 방식으로 밀도 높은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10차 SMA 협상 유효기간은 지난해 말 만료됐다. 한미는 지난해 9월 협상에 돌입한 후 7개월간 7차례 협상을 벌였다.

그간 미국은 지난해 방위비 분담금 1조389억원의 5배를 웃도는 50억 달러를 요구했다가 현재 40억 달러 수준으로 낮춰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국 대표단은 10% 안팎의 인상을 요구했지만 결국 총액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한국 정부가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인건비 지급 문제를 우선 해결하기 위한 교환각서 체결을 미국 측에 제안했지만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무급휴직을 지렛대 삼아 방위비 인상을 압박해 온 만큼 인선비를 먼저 타결할 경우 신속한 본협상 타결이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무급휴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20.03.2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무급휴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20.03.20. [email protected]

이제 주한미군이 예고한 무급휴직까지 남은 시간은 열흘 남짓이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달 28일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4월1일부터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주한미군사령부 내 한국인 직원은 9000여명 규모다. 주한미군은 생명, 보건, 안전, 주한미군 임무수행에 필요한 필수 인력을 남기고, 나머지는 무급휴직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무급휴직 우려가 높아지자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은 전날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급휴직이 현실화돼도 전원 출근해 출근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이후 6일 이후에도 무급휴직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수요일마다 출근 집회를 열 계획이다.

최응식 위원장은 한국인 직원 강제 무급휴직을 예고한 미 정부에 대해 "한국인 노동자들의 무급휴직은 대한민국 안보는 물론 수만명의 주한미군과 가족들의 생명과 안전에도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9000명의 한국인 노동자뿐만 아니라 수만명의 주한미군과 가족들을 볼모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향후 정부는 무급 휴직 사태를 막기 위해 관련 부처는 물론 주한미군사령부와 긴밀한 협의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미 대표단이 3월 중에 다시 만나 대면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높지 않은 가운데 전화나 이메일, 대사관 등을 통해 비공식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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