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지환 "올 가을까지 백신 만들기 어려워…재유행 가능성"
오명돈 "80%는 가볍게 지나가…치료제 없어도 걱정 없어"
"집단면역 대응전략 고려해 볼 만…재유행 우려는 딜레마"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신종 감염병(코로나 19)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의료진이 사망자 폐사진 등을 보여주며 임상 개요 및 사망 원인 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 센터장,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장, 고임석 국립중앙의료원 진료부원장. 2020.02.26. [email protected]
중앙임상위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23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코로나19 팬데믹과 중앙임상위원회의 역할' 관련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가을에는 아무리 빨라도 효과적인 백신을 만들 수 없다"며 "가을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임상자료를 잘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임상위와 국내 연구진은 말라리아, 에이즈, 에볼라 등 다른 감염병 치료제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성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해 빠른 시일 내에 백신을 내놓기 어렵다는 경과를 처음 공개한 것이다.
방 소장은 "호흡기 바이러스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줄어드는 경향이 있지만 가을이 되면 다시 유행할 수 있다"고 재유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항체가 얼마나 생기느냐에 따라 장기간 재감염이 될 것인지, 이 병이 다시 유행할 것인지 여부, 면역학적 방법의 치료제 개발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협력을 원하고 있다"며 치료제 관련 협력 연구를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도 치유 가능하다는 발언도 나왔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코로나19 (확진 시) 80%는 그냥 가볍게 지나가기 때문에 이 바이러스에 대한 특별한 치료제가 없더라도 걱정할 게 없다"고 말했다.
중앙임상위원회는 코로나19 유행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전략을 언급하기도 했다.
집단 내 인원이 바이러스에 노출돼 자연스럽게 항체를 얻어 면역을 형성, 유행을 원천 차단하는 '집단면역' 대응방식을 정책적으로 고려할 것을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집단면역은 집단 내 코로나 바이러스 면역을 가진 사람의 비중을 크게 높여 바이러스 유행을 원천 차단하는 방식이다.
오 위원장은 "우리 방역정책은 바이러스 노출로부터 보호하고 있어 그 결과 감염되지 않고 면역도 갖고 있지 않다"며 "제일 좋은 정책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한없이 가면 한 집단이 일정 수준 면역도가 도달하기까지 어쩔 수 없이 유행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경우 바이러스 노출도를 높이는 만큼 재유행 우려가 높고 고령자 등 고위험군에서 희생이 뒤따를 수 있는 만큼 유치원·학교 개학시기 등을 정할 때 정책적 딜레마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경고했다.
오 위원장은 "집단면역이 올라가려면 억제 정책을 풀어야 하는데 유행이 다시 올 수 있다는 정책적 딜레마가 있다"며 "개학을 앞두고 분명하게 억제 또는 완화 정책이 어떤 목표가 있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잘 이해하고 이러한 정책에 협조 또는 나름대로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집단면역이 하나의 수단으로 갈 수 있다는 말"이라며 "예를 들어 간염 예방접종을 여러 차례 맞으면 항체형성률, 즉 면역이 60~70% 수준이 되도록 예방접종을 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중앙임상위원회가 이처럼 집단면역을 강조한 이유는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으로 유행이 장기화될 경우 언제까지고 학교 개학을 미루거나 재택근무를 상시화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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