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법 통과 앞두고…美 "홍콩 특별대우 박탈·국방물자 수출 중단"
30일 中 전인대 상무위 표결로 통과 전망
"수출 면허 면제 등 특별 대우 중단"
"미국산 국방장비·이중용도 기술 홍콩 수출 중단"
[홍콩=AP/뉴시스] 29일(현지시간) 홍콩에서 한 택시가 홍콩 국가보안법(보안법) 홍보 문구를 지나치고 있다. 2020.06.30.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이날(미국 현지날짜 29일)성명을 통해 "홍콩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새로운 보안 조치로 민감한 미국 기술이 중국 인민해방군이나 중국 국가안전부로 전용될 위험이 커졌고, 동시에 영토의 자율성을 훼손했다"고 우려했다.
로스 장관은 이를 근거로 "수출 면허 면제 등 중국에 비해 홍콩을 특별 대우(preferential treatment) 하는 규정은 중단된다"고 밝혔다. 관련 추가 조치도 검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성명을 내 "홍콩의 자유를 제거하는 중국 공산당의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 하여금 홍콩 정책들을 재평가하도록 강요했다"며 "중국의 보안법 가결 움직임에 따라, 미국은 오늘부터 미국산 국방장비의 (홍콩) 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에 대해 해왔던 것처럼 홍콩에 대해서도 미국의 국방 기술 및 이중용도 기술 (수출) 제한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용도 기술은 상업과 군사 용도에 모두 쓸 수 있는 기술로, 군이 사용하는 첨단 민간 장비를 포함한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홍콩에 7500만달러(약 898억원) 이상의 군사 장비를 수출했다. 엔진, 터빈, 탱크, 미사일, 총기, 탄약 등이 포함된다.
이날 발표로 홍콩은 특정 기술 수출에 있어서 중국과 같은 규제를 적용받게 됐다. 이는 미 기업이 중국, 러시아 및 다른 나라들에 민감한 첨단기술을 팔아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다.
NYT는 미국과 홍콩의 무역 규모가 작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날 나온 새로운 조치들의 효과는 비교적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반도체 회사를 포함한 일부 다국적 기업들이 받는 영향은 더 클 수 있다.
홍콩에 물품을 보내거나 특정한 종류의 첨단기술을 공유하는 행위가 금지돼서다. 중국과 사업하기 위한 거점으로 홍콩을 선택했던 일부 다국적 기업이 싱가포르 등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이 홍콩 의회를 건너뛰고 보안법 제정에 나서자 트럼프 행정부는 홍콩의 특별 지위를 박탈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29일 "홍콩을 특별 대우하는 정책 면제를 제거하는 절차를 시작하도록 내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1992년 홍콩정책법을 마련해 관세,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 영역에서 홍콩을 중국 본토와 다르게 특별 대우해 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홍콩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 관여한 중국 관리들의 비자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에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9일 홍콩 문제에서 악질적으로 행동한 적이 있는 미국 개인에 대한 비자발급을 규제한다고 맞섰다.
보안법은 홍콩의 반역, 내란선동, 외세 내정 개입 등을 강하게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안법 발효 시 홍콩에서 진행 중인 반중 민주화 시위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전인대 상무위가 이날 홍콩 보안법을 표결에 부쳐 최종 통과시키면 홍콩 주권 반환 기념일인 7월1일부터 보안법이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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