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 다수 "수사지휘 부당"…윤석열, 벼랑끝 탈출하나
추미애 수사지휘권 발동 두고 장시간 논의
엄숙한 분위기 속 활발하게 의견들 개진돼
지휘 부당 의견 다수…이르면 주말께 보고
추미애 "특임검사 때늦은 주장…지시 반해"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07.03. [email protected]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고검장, 오후 2시부터 수도권 검사장, 오후 4시부터 지방 검사장 등으로 구분돼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
고검장들은 오전 9시께부터 관용차를 타고 대검에 도착했는데, 이들은 지하 주차장을 통해 청사로 들어가는 등 취재진과 접촉을 극도로 피하는 모습이었다.
대검 8층에서 진행된 회의는 고검장 간담회가 오후 2시께까지 이어지는 등 격론이 오가며 다소 지연됐다. 고검장 등은 배달된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며 회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회의장 주변은 취재진 접근이 제한됐고, 오후 6시50분께 종료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고검장 간담회에 참석해 장시간 의견을 청취한 뒤 외부 일정 때문에 자리를 비웠고, 이후에도 논의는 활발하게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열린 두 간담회에서는 인사말만 하고 퇴장했다고 한다.
이 사건 수사를 두고 윤 총장과 대립각을 세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참석 여부가 관심을 끌었지만, 대검의 주문에 따라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검언 유착' 의혹에 대한 전문수사 자문단 소집이 중단되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국 고검장과 지방 검사장 회의를 소집한 지난 3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0.07.03. [email protected]
또 수도권 검사장들은 추 장관 지휘가 총장의 수사지휘권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고, 이 사태로 윤 총장의 거취가 절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쪽으로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등 연일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여권의 목소리와는 배치되는 입장인 셈이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 윤 총장은 자신의 거취 문제를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대검 주무부서는 회의에서 나온 의견들을 취합해 이르면 주말 중 윤 총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윤 총장은 검사장들 의견을 검토한 뒤 조만간 추 장관 지휘와 관련해 답을 내놓을 전망이다.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취지 발언이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 장관 지휘권 발동 이후 코너에 몰렸던 윤 총장은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다수 검사장이 수사팀과 다른 판단을 내린 만큼 검찰 내에서 수사팀 입지는 좁아진 모양새다.
[서울=뉴시스]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여성(젠더)폭력 범죄에 대한 새로운 형사사법 연구' 세미나에 축사를 하러 온 권인숙 국회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법무부 제공) 2020.07.03. [email protected]
법무부 관계자는 "일각에서 주장되는 수사팀 교체나 제3의 특임검사 주장은 이미 때늦은 주장"이라며 "그 명분과 필요성이 없음은 물론 장관의 지시에 반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같은날 오후 2시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젠더(여성) 폭력 범죄에 대한 새로운 형사사법 연구'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했다. 여성·아동범죄 수사와 재판을 수행하고 관련 연구를 해 온 성폭력 전문검사 등이 참석한 세미나로, 추 장관은 수사지휘권 발동 등에 대한 언급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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