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D-day]승자 미정?…20년 전 악몽 되풀이 우려도
플로리다·애리조나·펜실베이니아 주목
[내슈빌=AP/뉴시스]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현지시간) 미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선 최종 토론 중 발언하고 있다. 2020.10.23.
이후 미 대선 정국은 36일 간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부패의 외침과 항의, 법적 분쟁, 폭력의 위협, 그리고 멍 들고 지친 유권자들의 민주주의 근간에 대한 의심이 미국을 뒤흔들었다.
고어 후보는 핵심 경합주였던 플로리다에 대해 재검표를 요구했다. 득표 차이가 단 537표에 불과해서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고어 후보의 득표율은 48.4%로 부시 후보 47.9%보다 앞섰지만 선거인단에서 267명 대 271명으로 밀리면서 끝내 낙선했다.
2일(현지시간) 미 ABC방송이 전한 20년 전 상황이 올해 미 대선에서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기록적인 우편투표율과 주(州)마다 다른 우편투표용지 마감 기한 연장 등의 조치로 선거 당일 또는 다음날 새벽 당선자를 확정짓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부정선거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선불복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법적 분쟁 속에 우편투표 마감 기한을 연장한 펜실베이니아를 상대로는 또 다시 소 제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대선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을 시급히 앉혀 연방대법원을 보수 절대 우위로 만든 것도 이 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
20년 전 고어 후보는 재검 요구를 기각한 법원의 결정에 반대하면서도 받아들이겠다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승복'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번엔 아닐 수 있다.
[내슈빌=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의 대선 최종 토론 중 발언하고 있다. 2020.10.23.
올해 미 대선 결과의 불확실성이 없어지려면 선거 당일이나 이튿날 새벽 한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해야 한다. 각종 여론조사와 판세로 봐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그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
기관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현재 바이든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한 '매직 넘버' 선거인단 270명(전체 538명의 과반)에 훨씬 더 가깝다.
현지시간으로 대선 하루 전인 2일 현재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바이든 후보가 278명을 확보(트럼프 169명, 경합 91명)한 것으로 분석했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4% 미만으로 예측했다.
CNN은 바이든 203명, 트럼프 125명, 경합 210명,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212명, 트럼프 125명, 경합 201명으로 집계했다.
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선거 당일 6개 경합주 중 남부 '선벨트' 지역에 속한 플로리다와 애리조나를 주목하고 있다.
북부 '러스트 벨트'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보다 초접전인데다 선거 당일 우편투표 개표 결과가 나와 승자 윤곽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대로 러스트 벨트 지역을 모두 가져간다면 사실상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다. 펜실베이니아를 잃더라도 플로리다에서 이기면 마찬가지 결과가 나온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모두 승리해야 한다. 이것도 바이든 후보가 턱 밑 추격하고 있는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 텍사스와 조지아를 수성하고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아이오와와 오하이오에서 이긴다는 전제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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