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백신 승인 4주 더 걸려"…크리스마스 전 배포 힘들 듯
EMA "12월29일 승인 여부 발표 예정"
"EU 특유의 관료주의, 결정 속도 더뎌"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유럽의약품청(EMA)은 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승인까지 4주는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미국 등이 크리스마스(25일) 전 코로나19 백신 배포를 목표를 밝힌 가운데 비보가 떨어진 셈이다.
AP통신에 따르면 EMA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앤테크가 공동개발한 백신 후보 물질의 안전과 효과를 확인한 뒤 오는 29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MA는 또 이르면 내년 1월12일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백신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부연했다.
EMA의 발표에 연내 백신 배포를 목표로 계획을 짜던 유럽 국가들은 비상이 걸렸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당국은 "백신 프로그램을 연내 시작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경고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이날 "최근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연말께 (백신)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부 연구들은 최종 (데이터) 제출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건 (배포를) 준비하는 것이다"고 당부했다.
같은 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승인 후) 처음 몇 달 동안은 대중을 상대로 한 접종을 실시하진 못할 것"이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며 연내 백신 배포가 힘들다고 시사했다.
유럽 특유의 관료주의가 백신 승인 속도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티븐 에반스 런던보건대학원 약학 교수는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EU는 백신 승인과 관련해 각각 발언권을 갖고 있으며 (승인에) 이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백신 승인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EMA는 제약사가 관련 백신 자료를 처리를 보다 빠르게 접수한다면 승인 날짜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AP통신도 유럽의회(EU) 집행위원회가 백신 배포에 고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은 발언에 힘을 더했다.
화이자는 EMA 뿐만 아니라 영국, 미국에도 백신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영국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르면 오는 7일 미국에서 백신을 승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규제 당국과 제약회사들은 미국, 혹은 유럽에서 일단 백신을 승인한다면 곧바로 백신을 배포할 수 있도록 협력한 상태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먼저 백신을 승인한다면 EMA의 결정과 상관없이 유럽에서도 자연스럽게 배포가 가능해진다. 바이오앤테크 측은 "당국의 결정만 떨어지면 몇 시간 내 배달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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