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19 기원 여론전…"이탈리아서 시작" "냉동식품이 문제"
中 '우한 기원설' 지우기…"우리도 피해국"
"伊서 시작된 바이러스, 中은 막았다" 선전
WHO 기원조사는 여전히 지지부진
[상하이=AP/뉴시스]지난달 23일 중국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노동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모여있다. 중국은 자국이 가장 먼저 코로나19 피해를 입었을 뿐, 이는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시작됐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0.12.8.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우한 기원설' 지우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코로나19의 시작을 이탈리아, 호주, 혹은 수입산 냉동식품으로 돌리면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을 조사하기 위해 국제 전문가팀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중국을 방문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은 코로나19가 중국 밖에서 시작됐다는 여론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서 코로나19 시작"…전문가 발언 왜곡
[산세베로=AP/뉴시스] 이탈리아 나폴리의 산세베로 교회에서 의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5일 독일 바이러스 학자 알렉산더 케쿨레의 인터뷰를 인용해 "전염병의 시작은 우한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2020.12.8.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5일 독일 바이러스 학자 알렉산더 케쿨레의 인터뷰를 인용해 "전염병의 시작은 우한이 아니다"고 보도했다.
케쿨레가 지난달 독일 ZDF 방송에 출연해 "전 세계 코로나19의 99.5%는 북부 이탈리아의 변이형(G변이형)으로 추적된다"고 발언한 부분을 강조하면서다.
신화통신은 "케쿨레는 인터뷰에서 올해 초 이탈리아 북부에서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의 발병이 발생했다고 말했다"며 2월 바이러스의 정체가 밝혀지기까지의 시간은 이 변종 바이러스가 이탈리아에서 최적화되기에 충분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이어 코로나19는 이탈리아 북부에서 미국과 유럽으로 퍼졌고, 중국은 제한 조치를 통해 바이러스를 통제했다고 전했다.
케쿨레는 신화통신의 이같은 해석에 즉각 반발했다.
그는 트위터에 "중국 언론이 이탈리아의 G변이형 바이러스 출현을 (기원론) 선전에 이용하고 있다"며 "코로나19는 중국에서 기원했고 발병 내용은 초기에 은폐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가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어떻게 전염됐는지, 첫 사례가 발견된 곳에서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발언한 내용을 "코로나19는 전 세계에 존재하며, 우한에서 발견된 것은 우연이다"는 식으로 왜곡해 전달하기도 했다.
라이언 팀장은 이에 "코로나19가 중국 밖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으나 이같은 발언은 중국에서 보도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해외 냉동식품서 코로나19 묻어왔다"…中피해자론
[우한=신화/뉴시스] 중국 우한의 한 시장에서 시민들이 야채를 사고 있다. 후베이성 우한 위생건강위원회는 5일 우한 홍산지역의 한 냉동 창고에 저장된 수입식품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한 결과 브라질산 냉동돼지, 우루과이산 뼈 없는 쇠고기 포장 샘플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2020.12.8.
중국이 수입한 냉동식품에서 코로나19가 묻어왔다는 주장 역시 계속되는 중이다.
신화통신은 후베이성 우한 위생건강위원회가 5일 우한 홍산지역의 한 냉동 창고에 저장된 수입식품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한 결과 브라질산 냉동돼지, 우루과이산 뼈 없는 쇠고기 포장 샘플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확인했다고 7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해당 창고에 남아있는 냉동식품을 폐기하고 창고는 살균 소독 처리를 했다고 전했다. 창고에서 일하던 직원 524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당분간 일부 인력은 격리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중국이 수입산 냉동식품에서 코로나19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일에는 아르헨티나 냉동쇠고기 포장에서, 10월에는 냉동 대구 수입품에서 코로나19를 발견했다고 중국 보건당국은 꾸준히 주장했다.
WHO는 그러나 "식품, 혹은 식품 포장지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중국의 주장을 일축했다.
중국은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이 시작되던 3월 이미 "작년 10월 우한에서 열린 세계 군인체육대회 미군 참가자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수 있다"며 중국 역시 피해자임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가장 먼저 코로나19 피해를 입었을 뿐, 이는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시작됐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WHO 기원조사, 어디까지 왔나
[제네바=신화/뉴시스]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8.07.
WHO는 지난 7월 중국에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하기 위한 전문가를 파견했으나 아무런 수확을 거두지 못한 채 돌아왔다. 이후 중국 재방문은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다.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지난달 27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중국 밖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말하는 건 매우 추론적"이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공공조건 측면에서 인간 감염의 사례가 처음 발생한 곳에서 조사를 시작하는 게 맞다"며 조사의 시작점은 중국임을 시사했을 뿐이다.
미국은 연일 WHO와 중국이 코로나19의 기원을 숨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4일 유엔 총회에서 "세계보건총회(WHA)는 WHO에 바이러스 기원 조사 착수를 지시했다. 그러나 결과물은 내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받아들이기 힘든 기간"이라고 비난했다.
에이자 장관은 "핵심은 바이러스가 어디서 처음 등장했느냐가 아니라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시기적절하고 투명하게 공유했느냐는 것"이라며 "애석하게도 필요한 정보 공유는 이뤄지지 않았고, 이들의 직무유기는 지구를 완전히 파괴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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