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아시아인 차별 청문회…'차이나 바이러스' 비난

韓계 의원 "어떤 인종의 미국인도 코로나 책임 無"

[서울=뉴시스] 한국계 영 김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출처 = 김 의원 선거운동본부 홈페이지 갈무리) 2021.03.19.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18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은 아시아인 차별 문제를 다루는 청문회를 개최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아시아계가 다수 사망한 가운데 열린 청문회에서 아시아계 의원들은 인종차별 실태를 낱낱이 토로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원 법사위는 이날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인 차별을 주제로 한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미 몇 주 전에 예정된 일정이었지만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해 8명이 숨진 애틀랜타 총격 이틀 만이란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총격 사망자 중 4명은 한국계였다.

아시아계 의원들은 아시아계를 겨냥한 차별과 폭력이 "위기 국면"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아시아 집단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두려움과 트라우마를 묘사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인사들이 반(反) 중국 발언을 지속한 게 이 같은 결과를 불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동안 공식 석상에서도 코로나19를 '차이나(중국) 바이러스'라고 불렀다. 이와 맞물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폭력 범죄가 급증했다.

CBS뉴스에 따르면 한국계 영 김 공화당 의원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명확하게 하고 싶다"며 "어떤 인종 집단의 미국인도 코로나19에 책임이 있지 않다. 바이러스는 차별하지 않으며 모두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일본계 도리스 마츠이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용한 외국인 혐오 문구가 수십년 전 자신의 부모님이 연방정부로부터 받은 차별에 대한 기억을 되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정부 최고위급 인사들이 '차이나 바이러스' 같은 인종차별적 비방을 하면서 외국인 혐오를 퍼트렸다"며 "무고한 지역사회에 비난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대만계인 그레이스 멍 민주당 의원은 눈에 띄게 감정적인 모습으로 공화당을 비판했다.

멍 의원은 "당신의 대통령, 당신의 당, 당신의 동료들은 원하는 이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지만 이 나라의 아시아계 미국인들, 우리의 조부모님, 우리 아이들을 겨냥하면서 그럴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피를 흘리고 있다"며 "우리는 고통받아왔고 소리 지르며 도움을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비영리 단체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 중단'(Stop AAPI Hate)'에 따르면 올해 1~2월 아시아계 미국인은 적어도 500번 넘게 공격 대상이 됐다. 68%는 언어폭력을 당했으며 신체적인 폭행의 비중도 1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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