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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메타버스가 뭐길래?…K팝도 입성하네

등록 2021.03.21 09:00:29수정 2021.03.21 10: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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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포트나이트' 가상콘서트

블랙핑크, 아바타 사인회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_Dynamite_안무 버전 MV 공개_포트나이트 파티로얄. 2020.09.22.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_Dynamite_안무 버전 MV 공개_포트나이트 파티로얄. 2020.09.22.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지난해 9월26일 음악업계와 게임업계가 동시에 들썩였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게임 개발사 에픽게임즈의 액션 빌딩 배틀로얄 게임 '포트나이트'의 파티로얄 모드 속에서 히트곡 '다이너마이트'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처음 공개했기 때문이다.

파티로얄 모드는 게임 플레이어들이 전투 없이 콘서트 또는 영화를 관람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소셜 공간이다. 플레이어들은 이 가상 공간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해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를 관람하고, 안무를 따라했다.

지난해 미국 DJ 마시멜로와 미국의 힙합가수 트래비스 스캇 같은 유명 뮤지션도 '포트나이트'에서 가상 콘서트를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스캇의 콘서트 첫날엔 1200만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급부상 중인 '메타버스(Metaverse)'의 대표적인 예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와 세계를 가리키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최고경영자)는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다음 버전이다. 앞으로 메타버스에서 업무와 쇼핑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2021.03.21. (사진 = 워너 브라더스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2021.03.21. (사진 = 워너 브라더스 제공) [email protected]

메타버스가 처음 등장한 건 1992년 출간된 닐 스티븐슨의 SF소설 '스노 크래시'에서다. 소설 속에서 메타버스에 들어가기 위해선 가상의 신체 '아바타'가 필요하다

쉽게 말해 메타버스는 아바타를 이용해 사회, 경제, 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는 가상세계를 가리킨다. 어니스트 클라인의 동명 소설이 바탕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2018)에서 등장하는 디지털 가상현실인 '오아시스(OASIS)'도 그 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원하는 캐릭터가 될 수 있고, 뭐든지 할 수 있다.

게임과 현실 세계가 혼합됐던 현빈·박신혜 주연의 드라마 '알함브라궁전의 추억' 속도 역시 메타버스의 하나다.

K팝 화두된 메타버스

이런 메타버스가 K팝을 비롯한 음악세계에서 화두가 됐다. 신기술에 익숙한 Z세대가 관심을 갖고 있던 분야인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이 맞물리면서 급부상했다.

포트나이트와 함께 대표적인 예가 제페토다.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글로벌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다. 이용자가 자신의 아바타로 원하는 지도에 들어가 놀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이다. 얼굴 인식과 증강현실 등이 적용된다. 지난해 9월 제페토에서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 아바타의 팬 사인회가 열렸는데 무려 4600만명이 몰렸다.

[서울=뉴시스] 블랙핑크. 2020.09.12.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블랙핑크. 2020.09.12.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제페토 이용자는 10대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늘고 있다. 제페토의 가입자 수는 올해 2월 기준 2억명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페토에 YG엔터테인먼트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120억원, JYP엔터테인먼트가 5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도 아바타와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크다. 지난해 선보인 신인 걸그룹 '에스파'의 실험이 그것이다.

한중일 멤버로 이뤄진 4인조 동아시아 그룹인데, 멤버별로 아바타를 설정했다. 에스파라는 이름부터 '아바타 X 익스피리언스(Avatar X Experience)'를 표현한 'æ'와 양면이라는 뜻의 영단어 '애스펙트(aspect)'를 결합해 만들었다.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는 세계관은 메타버스 그 자체다.

지난해 이수만 SM프로듀서는 '제1회 세계문화산업포럼'(WCIF)에서 "에스파는 셀러브리티와 아바타가 중심이 되는 미래 세상을 투영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경계를 초월한, 완전히 새롭고 혁신적인 개념의 그룹"이라고 소개했다.

메타버스 맞춤형 음악 콘텐츠 잇따를 듯

K팝의 다음 플랫폼은 '메타버스'로 향하고 있다.

미국 Z세대는 양대 놀이터로 통하는 마인크래프트와 로블록스에서 상당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인크래프트는 이용자가 정육면체 블록 등을 이용해 건물 등을 세우며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다. 스스로 만들고 설계에 익숙한 Z세에게 안성맞춤 공간이다. 로블록스 역시 이용자가 게임을 프로그래밍하고 즐길 수 있다.

[서울=뉴시스] 릴 나스 엑스, 콘서트 포스터. 2020.11.13. (사진 = 소니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릴 나스 엑스, 콘서트 포스터. 2020.11.13. (사진 = 소니뮤직 제공) [email protected]

지난해 11월 미국의 스타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는 새 싱글 '홀리데이(Holiday)' 발매를 기념, 로블록스에서 가상 콘서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물리 기반 렌더링, 안면 인식 기술, 최첨단 연출이 더해졌다.

이처럼 가상세계는 제한 없이 콘텐츠를 만들고 마음껏 공유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 등을 타고 세계로 뻗어나간 K팝의 확장성과 맞물린다. 세계 최초 온라인 전용 유료 콘서트를 여는 등 앞서 있는 IT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면, 코로나19 시대에도 더 많은 이들과 만날 수 있다. 

K팝 그룹 중 가상 공간에서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는 '실감음악 콘텐츠'를 선보인 팀도 있다. 그룹 'SF9'은 지니뮤직과 소잡고 'SF9 VP 앨범'을 출시했다.

SF9가 기존에 발표한 '굿 가이(Good Guy)', '질렀어' 등 5곡이 담겼다. 단순한 음원이 아닌, 각자의 곡은 '음악 공연' 형태로 선보여진다. 팬들은 사용자의 머리에 장착해 입체화면을 볼 수 있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HMD)를 쓰고 1인칭 시점으로 5개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최근엔 메타버스에 디지털자산계의 화두인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한 토큰) 적용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메타버스에서 이용자가 아바타로 소통하고 아이템을 사고파는 등의 행위가 가능한데 NFT 기술이 더해지면 거래가 투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NFT는 쉽게 말하면, 블록체인(가상 화폐로 거래할 때 해킹을 막기 위한 기술)에서 소유권을 인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안정화되면, 메타버스에서 앨범·콘서트 티켓을 사고 파는 일이 가능해진다. 특히 콘서트의 경우 오프라인처럼 피켓팅(피가 튀는 티켓팅)이 없어질 수 있다. 

그래미상 수상 밴드인 미국의 '킹스 오브 리온'은 NFT를 적용한 신작 앨범을 출시한다고 예고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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