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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체포' 언론인 자백 영상 등장…"대규모 소요 조직"

등록 2021.05.25 09: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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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에 검은색 흔적 있어…"합법 대우받아"

벨라루스 야권 인사 "압박받는 것 명백"

[서율=뉴시스]벨라루스 여객기 강제 착륙 후 체포된 언론인 라만 프라타세비치(26)가 혐의를 인정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24일(현지시간) 텔레그램 등을 통해 공개됐다. 2021.05.2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율=뉴시스]벨라루스 여객기 강제 착륙 후 체포된 언론인 라만 프라타세비치(26)가 혐의를 인정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24일(현지시간) 텔레그램 등을 통해 공개됐다. 2021.05.2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벨라루스 독재 정권의 여객기 강제 착륙 후 체포된 반체제 언론인이 혐의를 자백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24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이날 라만 프라타세비치(26)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텔레그램 등을 통해 공개됐다.

영상에서 프라타세비치는 "어제 민스크 공항에서 내무부 관계자들에 의해 체포됐고, 현재 민스크 소재 구금 기관에 있다"며 "심장과 다른 장기를 포함해 건강 문제는 없다고 말할 수 있겠다"고 밝혔다.

이어 "직원들이 가능한 한 올바르고 합법적으로 나를 대하고 있다"며 "조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민스크에서 대규모 소요를 조직한 점을 자백했다"고 말했다.

프라타세비치는 검은색 옷을 입고 두 손을 잡은 채 이같이 발언했다. 표정은 다소 경직돼있었으며, 한쪽엔 담뱃갑이 놓여 있었다. 이마에는 검은색 흔적이 있었다.

벨라루스 야권 인사는 트위터를 통해 "정부 선전 채널이 올린 영상"이라며 "합법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한 것만 봐도 프라타세비치가 육체적, 도덕적 압박에 놓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프라타세비치와 정치범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한다"고 했다.

앞서 프라타세비치가 심장 문제로 입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벨라루스 내무장관은 "확인되지 않은 보도"라고 일축한 바 있다.
[민스크=AP/뉴시스]지난 23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민스크 항공에서 보안 직원이 탐지견을 동원해 라만 프라타세비치의 수하물을 찾고 있다. 2021.05.25.

[민스크=AP/뉴시스]지난 23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민스크 항공에서 보안 직원이 탐지견을 동원해 라만 프라타세비치의 수하물을 찾고 있다. 2021.05.25.

지난 23일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향하던 라이언에어 FR4978편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 강제 착륙했다. 프라타세비치를 체포하라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언에어에 따르면 사건 당시 벨라루스 관제소는 여객기 기장 등에게 "폭발물 위협이 있다"며 착륙을 요구했다. 벨라루스 정권은 이를 위해 MiG-29 전투기까지 동원했다.

프라타세비치는 강제 착륙 후 함께 있던 여자친구와 군에 연행됐다. 프라타세비치는 반정부 시위 조직 텔레그램 채널인 '넥스타'(Nexta) 편집장이다.

벨라루스에선 지난해 8월 대선 이후 루카셴코 대통령의 6선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6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어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린다.

한편 EU 정상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대면 회담을 통해 이번 사건을 여객기 납치 사건으로 규정하고, 벨라루스에 대해 EU 27개국 영공 및 공항 사용 금지 제재를 내리기로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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