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엄마 안 돌본다" 아빠 폭행→사망…1심 징역5년

폭행해 상해 입혀 사망 이르게한 혐의

아들 "폭행-사망 사이 인과 관계 없어"

법원 "상해 입혔고, 사망원인과 연관"

"우발적 범행…가족들도 선처 탄원해"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뇌출혈로 쓰러진 어머니 간병을 도와주지 않는다며 아버지를 때려 상해를 입혀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허선아)는 존속상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49)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5일 새벽 주거지에서 아버지 B씨를 주먹으로 때리고 둔기로 수회 내리쳐 상해를 입힌 뒤 이틀 만에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결과 A씨는 지난해 3월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어머니를 계속 간병해왔다. 하지만 B씨는 아내 간병에는 무관심 했고, A씨는 이에 분노해 아버지를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피해자의 얼굴 등을 폭행한 사실은 있지만 가슴이나 옆구리를 폭행한 적은 없다. 사망원인은 늑골 골절로 인한 호흡곤란이다. 폭행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없고, 사망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외력을 가해 상해를 발생시킨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충격도 사망원인인 쇼크를 일으킨 '여러 날에 걸친 외력' 중 하나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폭행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가 과거에도 노숙을 하다가 경찰관에 의해 귀가 조치 되기도 했고, 귀가 후 거의 식사도 안 했다"며 "연령, 건강상태 등을 고려하면 폭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음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미약한 심신미약 상태에 있어 형을 감경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만 "모친을 장기간 부양해온 반면 피해자는 이를 전혀 돕지 않았고, 피고인은 모친의 병간호를 전담하던 중 신체적·정신적으로 매우 지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해자의 자녀이자 피고인의 형제자매인 유족들은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서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모친의 주치의를 비롯한 지인들도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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