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학부모들 "애들 집콕 온라인 수업 '눈앞 캄캄'...한 반 10명 긴급돌봄도 걱정"
교육부 "긴급돌봄 수준으로 19시까지 제공"
교원단체 "이틀이라도 준비기간 확보 다행"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울산 동구 초등학교 학생 한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9일 오전 해당 초등학교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07.09. [email protected]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유치원·학교는 이날 오전 학생·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 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12일 또는 14일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고 안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초등학교는 방과후 수업도 중지·취소한다고도 공지했다.
일선 경기 화성의 한 유치원은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급 밴드를 활용해 원격수업을 운영한다"며 "긴급 돌봄은 감염 방지를 위해 학급당 10명 내외로 소규모 운영하며,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신청해 달라"고 요청했다. 매일 등교하던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은 4개월여 만에 교과서를 무겁게 들고 하교하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교육부가 공개한 4단계 조치에 따르면 수도권 학교들은 13일까지만 등교하고 14일부터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1학기에 매일 등교가 원칙이었던 유치원, 초등 1~2학년과 특수학교, 소규모, 농·어촌, 고3, 직업계고도 4단계부터 등교를 중단한다.
돌봄이나 기초학력 지원이 필요한 학생, 중도입국 학생을 학교에서 소규모로 지도하는 경우엔 4단계에서도 등교 가능하다. 장애학생은 1대1, 1대2 지도도 가능하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학교 여건이나 돌봄 수요를 파악해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실당 10명 내외를 유지하면서 돌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2학기 때 긴급돌봄 운영 경험이 있기 때문에 2학기 때와 같은 방식으로 각 학교와 지역에서 돌봄 운영을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차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가정 내 돌봄은 부담스럽지만 긴급돌봄도 감염 위험이 걱정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인천지역 맘카페에서 맞벌이 학부모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작년엔 3단계여도 돌봄교실 운영한 걸로 아는데 4단계는 처음이라 혼란스럽다"며 "회사를 그만 둘 수도 없고, 며칠이야 친정이나 시댁에 보내겠지만 장기화된다면 걱정"이라고 말했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장맛비가 내리는 5일 오후 광주 남구 한 고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우산을 쓴 채 하교 하고 있다. 2021.07.05. [email protected]
맞벌이 부부는 아니지만 가정 내에서 자녀를 돌보며 원격수업을 지원해야 한다는데 대한 부담도 상당했다. 경기도 일산지역 맘카페의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계속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할 생각 하니 눈앞이 깜깜하다"고 토로했다.
일선 학교 교직원둘도 바빠지기는 마찬가지다. 1학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학사운영 변경 사항을 학생·학부모에게 안내하고 돌봄이 필요한 학생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원격수업 자료 준비 작업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직원 백신 접종이 8월까지 이뤄질 예정이지만 여름방학 중 교육부·교육청 등이 주관하는 대면 연수도 감염 위험이 크다는 우려도 나왔다.
박근병 서울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수도권 확진자가 며칠새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이틀이라도 원격수업 전환에 대비할 여유를 갖게 된 것은 다행"이라면서 "학원은 더 강화된 지침을 적용하고, 방학 중 예정된 교직원 대면 집합연수 등도 빠르게 원격으로 전환하는 등의 안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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