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형수 욕설' 확산…이재명측 '비토 배후설' 제기
유튜브서 '새 욕설 파일' 유포…형수와 설전 내용
이재명 "모두 다 팩트…부족함 용서를" 거듭 사과
내부는 부글부글…친문 '이재명 비토' 배후 의혹도
"지지자 참칭하며 네거티브 해당행위…단호 대응"
일찍 매맞는 효과도 "예상했던 일…정공법 간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예비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조선, 채널A 공동 주관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부터 후보자를 6명으로 좁히는 컷오프(예비경선)을 시작해 11일 6명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2021.07.08. [email protected]
이 지사 본인은 초기부터 거듭 사과를 하며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당내 경선부터 이 문제가 불거진 것에 캠프 내부는 격앙된 분위기다. 민주당 내 특정 주자를 지하는 세력이 이 지사 사생활에 대한 흠집 내기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복수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새로운 욕설 음성 파일'이라는 제목과 함께 전날 한 유튜브 채널이 올린 이 지사가 셋째 형수와의 통화 녹취파일의 자막 캡처본이 유포됐다.
56초 분량의 녹취에는 지난 2012년 7월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지사가 욕설을 하며 형수와 설전을 벌이는 내용이 담겼다.
이른바 '형수 욕설' 문제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선에 나섰던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도 회자됐고, 지난 2017년 대선경선과 2018년 지방선거 경기지사 경선에 출마했을 때도 꾸준히 입길에 오르내렸다. 셋째 형 부부가 이를 현 야권에 제보하고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에서 틀어 이 지사와 법적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이 지사는 셋째 형인 고(故) 이재선씨가 성남시장 시절 시정에 개입하는 것을 막으며 사이가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셋째 형과 형수가 어머니와 다른 형제와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욕설을 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여배우 스캔들 문제엔 강경 대응을 하는 이 지사도 이 문제에 대해선 로키(low key) 행보다. 지난 1일 예비경선 시작 후 프레스데이 행사에선 "모두 다 팩트"라며 "인정하고 제가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잘못한 것은 사과드리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07.01. [email protected]
이 지사는 "7남매에 인생을 바친 어머니이신데 형이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해서 어머니에게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니까 집에도 못 들어가겠다"며 "보통의 여성으로서도 견디기 어려운 폭언을 들었고 심지어 어머니를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졌기 때문에 제가 참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갈등의 최초 원인은 제가 가족들의 시정 개입이나 이권 개입을 막다가 생긴 것이라서 국민들께서 그런 점을 조금 감안해주시고 제 부족함은 용서해주시기 바란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4일 당이 주관한 '국민면접'에서 김해영 면접관이 사생활 논란을 지적하자 "여러 문제가 있으나 내 인격 부족이 분명히 있기에 사과드린다"고 거듭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이 지사의 로키 행보와 별개로 캠프는 민주당 내부 경선 단계에서부터 '형수 욕설' 문제가 불거지는 것에 배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친문 강성 지지층의 이재명 비토 움직임과 최근 2위 이낙연 전 대표의 맹추격이 맞물리는 형국이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 지사가 소년공 시절 얻은 장애로 군복무를 하지 못한 것을 야당과 엮어 공격한 '미필야당 군필여당' 포스터가 나오는 등 네거티브 공세가 강화되는 데도 신경이 곤두선 상태다. 한 지지자가 자발적으로 만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선두 주자에 대한 네거티브로 후발 주자인 이 전 대표가 수혜를 보는 게 아니냐는 게 캠프의 판단이다.
캠프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형수 욕설' 파일에 대해 "이젠 선을 넘은 것이다. 상대방인 국민의힘도 아니고 당내 경선에서 민주당 지지자를 참칭하는 사람들이 네거티브를 하는 것은 해당행위"라며 "이런 해당행위에 대해선 단호히 대응해 책임을 물 것"이라고 밝혔다.
사생활 문제가 경선 단계부터 일찍 터지는 게 마냥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안고 있는 '시한폭탄'과 다름 없는 문제인 만큼 미리 매를 맞는 효과와 함께 이 지사의 해명도 충분히 전달될 수 있다는 말이다. 후보 본인이 거듭 사과하며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또다른 핵심 관계자는 뉴시스에 "어차피 예상했던 일이다. 대대적인 네거티브를 해서 선두로 올라갈 만큼 대한민국이 허술한 나라가 아니다"라며 "저쪽이 네거티브를 해도 우리는 정공법으로 간다. 고발장도 여러번 썼지만 하지 말자고 했다"고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눈을 감고 발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1. [email protected]
경선이 후보간 사생활과 치부를 공격하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자 민주당 지도부도 우려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며 "네거티브의 통제 기준을 정해 발표하고 각 후보자가 다 모여서 신사협정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이상민 위원장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다음주 중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재로 후보 캠프들 간에 네거티브와 상호 비방을 자제할 것을 결의하는 협약식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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