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못지않게 어려운 '정착'… "500명 임시체류 아프간인 중 50명 정착可"
[카불=AP/뉴시스] 미 해병대 제공 사진으로 23일 탈레반 치하를 탈출하려는 아프간전 미군 협력자 가족들이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에서 미군의 경계 속에 수송기 C-17기에 오르고 있다. 2021. 8. 24.
폴란드는 나토 동맹으로 아프간 전에 참전했으며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 이뤄진 미군 등 연합군의 비상공수 작전을 통해 자국민 등 1300명을 폴란드로 철수시켰다. 이들 비상 철수자 대부분이 전쟁 때 폴란드 병력과 대사관을 도왔던 아프간 현지인과 그 가족들이다.
유럽연합(EU) 27개국 중 헝가리와 더불어 유럽 이주자의 유입 및 정착을 가장 강력하게 반대해온 폴란드는 탈출시킨 이들 아프간 현지인들을 '책임'지겠다고 말해 정착 허용 의사를 표명했다.
폴란드가 폴란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의 수석 보좌관을 통해 이날 임시 체류를 밝힌 500명은 폴란드가 아닌 다른 나토군이 공수 탈출시킨 아프간인으로 그간 독일의 람슈타인 미군 기지에 도착해 머물고 있었다.
이 500명에 관해 미칼 드보르치키 보좌관은 최대 3개월 동안 폴란드에 머물고 있다가 다른 나라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중 10분의 1인 최대 50명은 폴란드에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란드가 스스로 탈출시킨 협력자 말고 정착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힌 수가 '50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수치는 AP 통신이 부기한 폴란드에 정착을 원하는 유럽 이주시도자 등 해외 이주자들은 많지 않다는 사실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카불 공항 비상공수 작전을 통해 아프간을 빠져나온 외국인 및 아프간 현지인 수는 12만5000명 정도이며 이 중 아프간 현지인이 11만 명에 육박한다.
탈출하지 못해 보복 위험 속에 탈레반 치하에 살아갈 아프간인이 최소 10만 명이나 된다는 사실과 함께 아프간을 탈출한 이 10만 명이 넘는 아프간인들을 어디에 정착시킬 것인가가 긴급한 문제이다.
영국이 5년 동안 2만 명의 아프간인을 정착시키겠다고 말했고 이어 캐나다도 같은 규모의 정착 계획을 밝혔다. 독일은 1만 명을 정착시킬 방침이다.
이들과 미국을 제외하고 나토 동맹 및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자기 정부와 인연을 맺어 탈출시켜 정착 의사를 밝힌 아프간인 수는 1만 명이 못될 것이다.
최대 11만 명의 탈출 아프간인 중 미국이 5만 명을 받아 정착시킨다해도 1만~2만 명의 아프간인들이 탈출 후 정착한 나라를 얻지 못해 갈곳없는 공중에 붕 뜬 피난민 신세가 될 수 있다.
폴란드에 온다는 500명도 이런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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