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사주 의혹' 고발장 살펴보니…4월3일 오전에 완성?
김웅, 4월3일 A씨에게 고발장 등 전달
당일 발생한 내용까지 고발장에 담겨
일각에선 고발장 진위여부 검증 주장
손준성 "고발장 작성 의혹 사실 아냐"
[과천=뉴시스]조수정 기자 =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지난해 12월10일 오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2020.12.10. (공동취재사진) [email protected]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손준성 검사(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가 김웅(당시 미래통합당 총선 후보) 국민의힘 의원에게 지난 2020년 4월3일 보낸 것으로 의심되는 총 20쪽 분량의 고발장에는 최강욱·황희석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등의 범죄사실을 주장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적혀있다.
뉴스버스는 전날 고발장 내용을 공개했고, 손 검사가 '고발 사주'를 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했다.
뉴스버스의 그간 보도와 문제가 된 텔레그램 캡쳐본 내용 등을 종합하면, 김 의원은 이 고발장을 당일 오후 4시19분에 신원미상의 A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확인하시면 방 폭파'라고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고발장 내용을 보면 여기엔 4월3일 오전에 발생한 일들까지 담겨 있어 이 고발장을 쓴 이는 당일 작성을 완료한 뒤 오후께 바로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유추할 수 있다. 어디론가 전달해야 하는 고발장을 전달 당일에 쓴다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다른 부분은 미리 써놓고 4월3일 발생 내용만 추가했을 가능성도 있다.
일례로 고발장 12페이지에 적힌 '(피고발인 최강욱은) 2020. 4. 3.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검찰과 언론이 유착된 선거개입에 대해) 쿠데타로 생각한다고 발언한다', '피고발인 유시민은 2020. 4. 3.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언론을 컨트롤하는 고위 검사와 법조 출입기자는 같이 뒹군다고 발언했다'는 등의 내용이다.
또 고발장을 전달하기 전인 오전부터 김 의원은 A씨에게 '손준성 보냄'이 적힌 메시지를 전달했다. '제보자X'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황희석 최고위원 등의 페이스북 게시글 사진을 전달한 시각은 당일 오전 10시12분께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김웅 당 대표 후보가 지난해 5월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스토리텔링PT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1.05.25. [email protected]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고발장의 진위여부를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손 검사도 "제가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첨부자료를 김 의원에게 송부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일반인이 쉽게 구할 수 없는 실명 판결문을 함께 보냈다는 점, 고발장 내용이 일반 시민단체가 작성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발장에는 '한동훈 검사장은 채널A 기자를 시켜 이철에게 유시민 이사장의 비리를 진술하라고 설득한 사실이 없었고, 지모씨는 한동훈 검사장의 음성녹음을 청취한 사실도 없었다', '김건희는 불법적인 주가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없었다' 등 사실관계를 단정하는 내용이 들어가있다.
손 검사가 실제로 고발장을 전달했는지 등을 밝힐 핵심 인물이 된 김 의원은 앞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전달했더라도 내용을 모른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오는 8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으로, 상황을 반전시킬 증거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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