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벨라루스·폴란드 국경 '난민 갈등' 악화일로…"최소 8명 사망"

등록 2021.11.09 10:56:5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국경지대에 난민 3~4000명 몰려…불법 월경 시도

폴란드 "벨라루스, 중대 사건 일으키려 해" 비난

벨라루스 "폴란드, 난민에 무관심·비인간적 태도"

EU·나토·미국, 벨라루스 규탄…"신규 제재 촉구"

[그로드노(벨라루스)=AP/뉴시스] 8일(현지시간) 벨라루스와 폴란드 국경 지대 그로드노에 중동 출신 난민들이 모여 있다. 2021.11.09.

[그로드노(벨라루스)=AP/뉴시스] 8일(현지시간) 벨라루스와 폴란드 국경 지대 그로드노에 중동 출신 난민들이 모여 있다. 2021.11.09.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난민 유입을 놓고 대치 중인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에서 8명이 사망하는 등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와 폴란드 국경 지대에선 이날 월경을 시도하는 난민들과 이를 저지하는 폴란드 국경수비대 사이 충돌이 빚어졌다.

난민들은 희망 목적지인 '독일'을 외치며 국경 철조망을 절단하거나 넘어뜨렸고, 폴란드 국경수비대는 최루탄 등을 통해 저지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최소 8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충돌 과정에서 총이 발사되기도 했다. 발포 주체는 불명확하며,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는 "벨라루스 국경수비대가 총격을 가했다"는 언급이 있었다. 벨라루스 측은 폴란드가 발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오트르 바브르지크 폴란드 외무차관은 이날 폴란드 공영 라디오에 출연해 "벨라루스가 총격과 사상자 발생 등 중대한 사건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리우스 부와슈차크 국방부 장관은 병력 1만2000명을 배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 정부 대변인은 국경에 3000~4000명의 난민이 모여든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폴란드 국방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접경 지역에서 벨라루스 국경수비대가 자국군을 향해 발포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그로드노(벨라루스)=AP/뉴시스] 8일(현지시간)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 그로드노에서 폴란드 국경수비대와 난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2021.11.09.

[그로드노(벨라루스)=AP/뉴시스] 8일(현지시간)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 그로드노에서 폴란드 국경수비대와 난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2021.11.09.


유럽의 마지막 독재국가인 벨라루스는 지난 5월 반정부 언론인 체포를 위해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킨 이후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비난과 제재가 가해지자, EU로 난민을 유입시키겠다며 맞불 조치에 나섰다.

폴란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불법 월경 시도 건수는 3만건에 달하며, 지난달에만 1만7000건을 넘었다. 독일은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통해 넘어온 난민이 올해 들어 6100여명이라고 밝혔다.  

벨라루스에서 폴란드로 넘어간 난민들은 즉결 추방됐지만, 벨라루스가 송환을 허가하지 않으면서 난민들은 국경 지대에서 오도 가도 못한 채 갇히게 됐다.

벨라루스는 난민 유입을 지시하거나 관여한 적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벨라루스 국경수비대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폴란드 당국의 무관심과 비인간적 태도가 난민들로 하여금 절망의 단계를 밟게 했다"고 비난했다.

EU 등 서방은 벨라루스 규탄에 나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주민을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건 용납될 수 없다"며, 회원국에 벨라루스에 대한 신규 제재를 촉구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측도 벨라루스가 불법 이주를 EU 제재 보복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며, 안전 유지를 위해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미국은 루카셴코 정권의 비인간적 불법 이주 행위를 강력 비난한다"며 "불규칙한 이주 흐름을 조정 및 강요하는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