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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공격·집속탄 사용 등 러군 전쟁범죄 증거 수집 본격화

등록 2022.03.02 15: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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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인들 휴대전화에 러軍 침공 기록 담아

영상·사진 등 민간이 담은 증거 계속 쌓여가

미래 국제형사재판소서 증거로 힘 발휘할 것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지
[나바티예(레바논)=AP/뉴시스]2011년 9월12일 레바논 나바티예 남부 마을에서 열린 제2차 집속탄 당사국회의 개막식에서 레바논 군기지를 방문한 활동가와 국제 대표단이 집속탄 더미 옆에 서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집속탄을 사용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지만 러시아군이 민간인들에게 치명적 공격과 집속탄 사용 등으로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2일 보도했다. 2022.3.2

[나바티예(레바논)=AP/뉴시스]2011년 9월12일 레바논 나바티예 남부 마을에서 열린 제2차 집속탄 당사국회의 개막식에서 레바논 군기지를 방문한 활동가와 국제 대표단이 집속탄 더미 옆에 서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집속탄을 사용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지만 러시아군이 민간인들에게 치명적 공격과 집속탄 사용 등으로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2일 보도했다. 2022.3.2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엿새 만에 러시아군이 민간인들에게 치명적 공격과 집속탄 사용 등으로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사 저널리즘 사이트 벨링캣의 엘리엇 히긴스 설립자는 러시아가 "민간 지역에 집속탄"을 사용하는 등 '민간인 피해'를 입힌 증거가 신뢰할 수 있는 동영상과 같은 증거들이 분쟁 현장으로부터 입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하르키우 민간인 거주 지역의 한 주차장에서 발생한 폭발 장면을 담은 동영상은 주민들이 인근 공원을 거니는 가운데 벨링캣 연구원들이 집속탄이라고 주장하는 폭탄이 터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 분쟁정보팀아 하르키우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확인한 다른 영상은 지난달 25일 도로에 집속탄이 비처럼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동영상에서 전투기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폭탄은 아마도 러시아 로켓 시스템에 의해 발사된 것이라고 연구원들은 결론지었다.

집속탄은 넓은 지역을 무차별적으로 타격할 수 있지만 정밀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100여개 국가들은 금지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 등은 2008년 처음 도입된 집속탄 금지조약에 서명하지 않았다.

하르키우의 도로에서 지난달 25일 BMP-30 러시아 집속탄의 로켓 모터 잔해가 발견되고, 크이우(키예프) 북서쪽 부차에서도 유사한 폭탄 부품이 떨어지는 모습의 동영상을 포함하여 집속탄 사용에 대한 추가 증거들이 나타났다.

몇몇 NGO들은 하르키우에서 서쪽으로 약 96㎞ 떨어진 옥티르카의 한 유치원에 대한 공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드론으로 촬영된 영상에는 검게 그을린 폭발 지점과 출입구 부근에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국제사면위원회는 어린이 1명을 포함해 민간인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사면위 사무총장은 "학교 근처는 고사하고 인구 밀집 지역에 집속탄을 투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민간인 또는 민간인 건물을 의도적으로 목표로 하는 것은 국제 인도주의 법에 따라 전쟁 범죄로 간주되며, 과도한 민간인 사상자를 초래하는 군사 목표물에 대한 공격도 마찬가지다. 러시아는 불법적인 공격에 대해선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네덜란드 팍스 평화프로젝트의 리더 루즈 보어는 "목표물이 군사적인지 아닌지 의심스럽다면, 민간인이라고 가정해야 하며 무차별적인 공격은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의 TOS-1A 화염방사기를 빼앗았다는 우크라이나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군이 시리아에서 사용한 소이탄과 같은 파괴적인 열화력 무기를 사용했다는 명확한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한 서방 정부 관리는 지난달 28일 밤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기록하고 증거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다른 관리는 "이 분쟁에서 전쟁범죄나 국제 인도주의법 위반에 대해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국 정부들이 말만 무성할 뿐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미 연구자들은 증거 수십을 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부터 이미 영상과 사진 증거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오픈 소스 정보 공동체"가 나타났다고 히긴스는 말했다.

특히 러시아의 침공 기록을 자신들의 휴대전화에 담으려는 우크라이나인들에 의해 벨링캣 같은 독립적 연구원들은 미래에 유용할 수 있는 증거들을 빠르게 추적하고 문서화할 수 있었다. 히긴스는 이러한 증거 자료들이 결국 국제형사재판소(ICJ)에서 증거로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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