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개미 투자 성적 '낙제점'…순매수 톱5 전부 손실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수익률 -20.40%
삼전·네카오 등 주가 부진…기관은 선방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낙제점 수준의 부진한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상위 5개 종목에서 모두 마이너스 수익을 내며 평균 20% 안팎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 역시 손실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개인 투자자보다는 형편이 나은 것으로 집계됐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이 올 상반기 가장 많이 사들인 상위 5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0.40%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3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의 평균 매수단가와 주가를 비교해 수익률을 추정한 것으로, 개인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NAVER, 카카오, 삼성전자우, KODEX 레버리지 등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전부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개인이 올 상반기에만 15조1606억원을 쓸어담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초 7만8300원에서 지난달 말 5만7000원으로 27% 넘게 내렸다. 개인들이 상반기 삼성전자를 매수한 평균 단가는 6만8224원으로 현 주가 수준에서 약 16% 가량 손실을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순매수 2·3위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며 개인 투자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네이버 주가는 연초 38만원 부근에서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23만원대로 내려앉았고 지난달 22일에는 장중 22만7000원까지 빠지며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카카오 역시 11만2500원에서 7만원대 밑으로 내려오며 신저가 흐름을 지속 중이다. 개인투자자들이 NAVER와 카카오를 사들인 평균 단가는 각각 30만6807원, 9만1299원으로 현 주가보다 21.77%, 23.44% 높다.
증시가 전체적으로 침체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 역시 손실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손실폭은 개인투자자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14.51%를, 기관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은 -5.97%를 기록했다.
특히 개인이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에서 모두 손실을 기록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4개 종목에서만 손실을 기록했고, 1개 종목에서는 플러스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수익을 낸 종목은 7856억원을 사들여 순매수 3위를 기록한 현대글로비스다. 외국인 투자자의 현대글로비스 평균 매수 단가는 17만7260원이지만 지난달 말 종가는 17만9500원으로 1.25% 수익을 기록 중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물류 대란 수혜가 계속 반영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완성차 전방산업의 생산 회복 등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주가 방어에 성공했다.
기관은 순매수 2위(1조2928억원)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통해 손실을 일부 만회했다. 일명 '곱버스'로 불리는 이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해 코스피200 하락분의 2배 만큼 수익이 나도록 설계됐다. 국내 증시가 올 들어 하방 압력에 무게가 실리면서 기관은 이 종목으로만 상반기 27.44%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25.31%), 삼성SDI(-8.68%), KODEX 200(-14.77%), 신한지주(-8.55%) 등에서는 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코스피는 2977.65에서 2332.64로 21.66% 하락했다. 개인이 21조927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조1768억원, 6조2473억원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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